'# With you' 전방위 확산…체계적 성 의식 교육 필요

연극·뮤지컬 등 공연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관객들이 25일 거리로 나와 '위드유'(#With You) 구호를 외쳤다. /사진=뉴스1

‘나도 성폭력·성추행 피해자’라는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전방위로 확산 되는 가운데 당신과 함께한다는 ‘#위드유’(With you)가 가세했다. 피해자들의 폭로가 문화·예술계를 넘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이들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미투운동이 폭발력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사회 고발을 바라보는 인식 변화와 고발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화된 탓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투운동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형태의 사회 고발이자 사회문제를 공론화하는 방식”이라며 “조직 없이 개인화된 운동으로도 공론화를 시킬 수 있는 수단과 장이 되고 있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갑들에 공개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배경엔 촛불혁명이 있다”며 “촛불혁명을 계기로 시민들은 잘못된 것을 얘기할 수 있는 용기와 갑에게 부당한 것을 얘기해도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관건은 개인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운동이 위드유 운동으로 퍼질지 여부다. 미투운동이 단순 폭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추행·성폭력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미투운동을 함께하는 위드유 운동이 뒤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성 의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현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피해자가 폭력 사실을 노출하더라도 공감 수준이 낮아 성폭력 피해 사실을 말한 여성이 오히려 또 다른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 발생할 수 있다”며 “피해자에 대해 온전히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성의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훈 교수 역시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성폭력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태였다”며 “성폭력이라는 것이 범죄고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기 위해 유치원부터 체계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현혜 교수는 “여성가족부 등 특정 부처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부처의 문제라는 걸 반드시 알아야 한다”며며 “문제가 공공기관, 문화·예술계 등 사회 모든 조직에서 문제가 터져 나오기 있기 때문에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참여해 세부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 미투운동은 서지현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검사가 1월26일 검찰내부망에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 성추행을 당한 뒤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촉발됐다. 특히 엘리트 조직인 검찰에서 성추행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이른바 ‘권력’을 기반으로 한 성범죄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변화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지난 14일 한국 대표 연극 연출가인 이윤택씨(66·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불을 붙였고, 순식간에 영화와 연예계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문화·예술계에 이어 학계에도 미투운동이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