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붉은불개미 확산에 "긴급방제 총력대응" 당부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정부가 최근 부산항과 평택항에서 잇따라 발견된 '붉은불개미'의 유입과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례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붉은불개미가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최근 연이어 두 차례나 발견된 것에 대한 범부처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붉은불개미는 솔레놉신(Solenopsin)이라는 독을 가지고 있어, 물렸을 경우 통증, 가려움, 일부 사람에게 쇼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홍남기 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붉은불개미 군체의 추가 발견으로 항만 외 주변지역으로 확산 우려가 있는 만큼 발견항만은 물론이고 그 배후지역과 다른 항만·국제공항 등에 대한 예찰과 방제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붉은불개미는 강한 서식력을 가지고 있어 국경에서의 차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정부가 올해 마련한 대응 매뉴얼에 따라 관계부처 간 빈틈없고 유기적인 방역체제를 구축해 총력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지난 18일과 20일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과 부산항 허치슨 부두에서 각각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평택항은 야적장 바닥 시멘트 균열 부위를 따라 20m 간격을 두고 총 3개 지점에서 애벌레를 포함해 일개미 700여 마리가 발견됐다. 정부는 발견된 군체가 작고, 수개미·여왕개미와 그들의 애벌레 등 번식이 가능한 불개미 개체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아직 초기단계의 군체로 파악했다.

부산항은 야적장 바닥 시멘트 균열 부위를 따라 40m에 걸쳐 11개의 개미집이 발견됐다. 공주개미(여왕개미가 되기 전 미수정 암개미) 11마리, 일개미 3000여 마리, 알 150여개가 발견됐으나 여왕개미는 발견되지 않았다.

정부는 "긴급 민관합동 전문가 조사 잠정결과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공주개미가 날개가 달린 채 발견된 점과 수개미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공주개미가 결혼 비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추가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붉은불개미의 국내 유입을 방지하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발견지를 중심으로 긴급 방제활동을 하고 있다. 또 부산항·평택항 이외의 8개 무역항 및 2개 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양산)에 컨테이너 점검요원을 배치해 예찰트랩 설치 및 조사 등을 통한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관세청으로부터 유입 우려지역 반입 컨테이너 정보를 매일 제공받아 집중 점검을 실시 중이다. 의왕·양산 내륙컨테이너기지에 대해서는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검출된 평택항 및 부산항의 붉은불개미의 원산지 파악을 위해 민관합동 전문가들은 유전자 분석 등 정밀 유입경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국민들도 붉은불개미와 같은 외래병해충을 발견하는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119, 054-912-0616)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