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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상납' 이재만·안봉근 '실형'…뇌물은 '무죄'

[the L] (상보) 법원 "국고 손실 방조만 유죄", 朴 재판에도 영향… '집유' 정호성 "항소 안한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입력 : 2018.07.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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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왼쪽부터)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만(왼쪽부터)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 / 사진제공=뉴시스


남재준(왼쪽부터), 이병기,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 사진제공=뉴스1
남재준(왼쪽부터), 이병기,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 사진제공=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전직 국가정보원장들의 특수활동비 상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문고리 3인방' 가운데 나머지 정호성 전 비서관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12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등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장들로부터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가 전달되는 과정에 관여한 문고리 3인방에 대해 '국고 손실 방조' 혐의는 유죄, '뇌물수수 방조'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안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2700만원 및 추징금 1350만원을, 이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보석으로 풀려났던 이·안 전 비서관은 이에 따라 보석이 취소되면서 법정구속됐다.

정 전 비서관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정 전 비서관은 "항소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짧게 답하고 법원을 빠져 나갔다.

안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 자금을 보내달라고 하라'는 지시를 받아 남 전 원장에게 전달하는 등 특활비가 박 전 대통령에게로 전달되는 과정의 처음부터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안 전 비서관은 이와 별도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부터 8차례에 걸쳐 135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 전 비서관은 국정원 자금을 받아 박 전 대통령이 "돈을 잘 관리하라"는 지시를 이행한 인물로 조사됐다. 정 전 비서관은 2016년 9월 한 차례 안 전 비서관의 요청으로 국정원 자금 2억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관련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들을 통해 국정원으로부터 36억5000만원을 받아 상당 부분을 기(氣)치료나 서울 삼성동 사저관리 등 개인적 용도에 활용했다고 한다. 검찰 조사 결과 박 전 대통령이 받은 특활비 중 9억7600만원은 '문고리 3인방'에게 휴가비·명절비 등 명목으로 전달됐다고 파악됐다.

재판부는 "국정원 예산을 원래 목적과 달리 청와대에 지급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는 그 자체로 명백히 불법"이라며 "적법 행동에 대한 기대 가능성이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또 관련자 진술이나 자금 전달 과정의 은밀성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들이 '국정원 자금이 목적 외로 사용돼 청와대로 넘어온다'는 점을 인지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국정원장들의 국고 손실 범행을 방조한 혐의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뇌물 방조 부분에 대해서는 문고리 3인방 모두에 무죄가 선고됐다. 해당 특활비가 '뇌물'이 아닌 이상 '뇌물수수 방조'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원장들이 상납하는 것을 뇌물죄 관련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국정원장들은 대통령의 지시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대통령에게 자금을 전달하는 것을 관행 정도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특활비가 은밀한 방법으로 전달된 것은 국정원의 예산이 청와대로 적법한 전용(예산을 다른 기관으로 이전해서 사용한다는 뜻) 절차를 밟지 않아 부적절하다고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오랜 기간 여러 차례에 걸쳐 자금을 지급한 것도 한 번에 큰 금액을 지원하는 것에 비해 노출되기 쉬워 통상의 뇌물수수와 다른 모습이 있다"고 봤다.

이어 "국정원장들이 대통령 지원이 필요한 현안이 있었는지, 실제 대통령 도움을 받았는지가 확실하지 않다"며 "박 전 대통령이 특활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국정원장들이 알았다거나 용인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선고는 국정원장 특활비의 수령자로 지목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에 대해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선 유죄,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봤다.

박 전 대통령에게도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혐의가 적용돼 있다. 자금 공여자인 전직 국정원장들에 이어 자금 전달자 역할을 했던 문고리 3인방도 뇌물 관련 혐의에서는 모두 무죄가 선고된 만큼 박 전 대통령에게도 법원이 같은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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