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가치 '뚝'…韓 자동차·가전 타격 '제한적'

터키 리라화 가치가 미국과 정치적인 갈등으로 폭락했지만, 자동차, 가전 업계 등 국내 수출 기업의 타격은 미미할 전망이다. 한국의 대터키 수출액은 지난해 전체 수출 규모의 1% 수준이라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늘리기로 했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터키가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의 제재 강화는 터키 금융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미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는 10일 장중 한때 23%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와 비교해서는 70% 가까이 폭락(환율 70% 급등)한 수준이다.

하지만 터키에 자동차, 가전 등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국의 대터키 수출액은 지난해 61억5487만달러 규모로 17위를 기록했다. 터키 수출액은 지난해 전체 수출 규모의 1.07%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현지 환율 영향이 있으나 터키 내수 시장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파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264,000원 ▲5,000 +1.93%) 터키법인 '현대앗산 오토모티브'는 터키 북서부 코자엘리주 이즈미트에 연간 생산능력 24만5000여대 규모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터키 승용차 시장(소형 상용차 포함)에서 현대차 판매 순위는 르노·피아트·폭스바겐·포드에 이은 5위다. 현지 시장 점유율은 5% 정도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상반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도 "터키 시장은 최근 리라화 하락폭이 확대되고 소비심리 악화되는 가운데 자동차 수요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터키공장은 서유럽 생산 거점으로 생산 물량의 약 90%가 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리라화 약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전자 업계도 터키 시장이 글로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리라화 가치 폭락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77,400원 ▲2,100 +2.79%), LG전자 (100,700원 ▼400 -0.40%)는 터키 판매법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터키 가전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는 크지 않다. 아르첼릭, 베스텔, 베코 등 6개 현지 기업이 대형가전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터키의 한국 대형가전 수입액은 냉장고 2000만달러, 세탁기 700만달러, 식기세척기 190만달러 등 통화 환산 시 총 300~400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