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치기·부축빼기·흔들이…술 취한 '홍대의 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서울 마포구 홍대 한 편의점 앞에서 절도범이 취객의 금품을 훔치고 있다. /사진=마포경찰서 제공

홍대 유흥가 일대에서 취객의 휴대전화를 훔치거나 매입한 피의자 46명이 체포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올해 1~8월 홍대 유흥가 일대에서 술에 취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훔친 절도범과 이를 매입한 장물업자 등 46명을 검거하고 이중 11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휴대전화 날치기·절도범 10명은 홍대 유흥가 밀집지역에서 늦은 새벽 시간대 술에 취한 사람들을 상대로 휴대전화 등을 훔쳤다. 신용불량자·노숙자·무직자인 이들은 유흥비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휴대전화를 훔치는 수법은 연령대별로 달랐다. 날치기범 장모씨(22)와 서모씨(23)는 행인이 들고 있는 휴대전화·지갑·손가방 등을 훔치는 일명 '도보치기' 혐의로 올해 2월 체포 구속됐다. 나머지 절도범 8명은 40~60대로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사람을 깨우는 척하며 금품을 훔치는 일명 '부축빼기' 수법을 이용했다.

40~60대 택시기사 19명·대리기사 2명은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손님들이 놓고 내린 휴대전화를 장물업자에게 판매했다. 같은 혐의로 박모씨(75) 등 무직자 7명도 체포됐다.

절도범과 택시·대리기사들이 훔친 휴대전화를 매입한 장물업자 8명도 검거됐다. 중국인 해외밀수출업자 쓰모씨(30) 등 4명은 한국에서 헐값에 사들인 휴대전화를 밀수출한 혐의다. 박모씨(22) 등 4명은 택시·대리 기사를 향해 휴대전화 화면을 켜고 흔들어 유인하는 일명 '흔들이' 수법으로 분실된 휴대전화를 사들였다.

경찰은 아직 검거하지 못한 휴대전화 흔들이범 지모씨(26) 등 3명과 점유이탈물횡령 혐의 무직자 이모씨(41)와 조모씨(21)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절도·장물범들을 체포한 뒤 장물 유통경로를 역추적해 휴대전화 등 143점을 회수했다. 이중 91점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경찰은 홍대 유흥가 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취객 상대 강·절도 등 강력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올해 초 검거 전담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범행장소 CCTV(폐쇄회로화면) 분석과 잠복 등 추적조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홍대 유흥가 밀집지역에 젊은 층의 남녀들이 많이 모이고 술에 취해 노상에 쓰러져 있거나 잠든 사람들이 수시로 발생한다"며 "심야 시간대 부축빼기 단속 등 강도 높은 형사활동을 계속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