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미래있다" 허태수의 고집 결실 맺는다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사진=GS홈쇼핑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2011년부터 지속해온 스타트업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홈쇼핑 본업에서 벗어나 벤처캐피털을 흉내내는 것이냐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최근 투자한 스타트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서 신성장 동력으로서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다.

GS홈쇼핑은 반려동물용 CCTV인 '앱봇라일리'를 자사 T커머스인 'GS마이숍'에 론칭해 8, 9월 두 달 간 약 2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29일 밝혔다.


앱봇라일리는 집에 홀로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따라 움직이는 CCTV로 맞벌이 부부 등 반려동물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달 앱봇라일리 개발사인 '바램시스템'에 30억원을 투자했다.

GS홈쇼핑은 지난 4월 GS홈쇼핑 모바일사이트에 '반려동물 전용관'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는데 여기에 참여한 '펫프렌즈', '도그메이트', '펫픽' 등은 GS홈쇼핑이 지분을 투자한 스타트업이다.

앱봇라일리/사진=GS홈쇼핑

펫프렌즈는 반려동물 관련용품을 주문 2시간 안에(서울기준) 배송해 주는 회사고 도그메이트는 '펫시터'(애완동물 돌보미) 이용권을 판매한다. 펫픽은 맞춤형 습식사료 업체다.

GS홈쇼핑은 사내 사업개발 전문인력과 IT(정보기술), 마케팅, UX(사용자경험) 부서 전문인력을 모은 CoE(Center of Excellency, 전문가조직)를 통해 투자사의 앱이나 서비스 리뉴얼을 돕고 있다. 또 벤처펀드와의 네트워킹 행사인 GWG(Grow with GS)도 개최해 협업이나 자금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GS홈쇼핑의 스타트업 투자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LG그룹 오너일가로 LG투자증권을 거친 허태수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GS홈쇼핑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지금까지 국내외 400개 스타트업에 2800억원을 투자했다. 허 부회장은 "스타트업의 열정과 대기업 인프라가 만날 때 미래 시장을 이끌 힘이 탄생한다"면서 "우수한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 교류 협력이 GS홈쇼핑의 미래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초기만 해도 동종업계에서는 GS홈쇼핑이 벤처캐피털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투자 뒤 일정기간이 지나면 차익을 실현하는 일반 벤처캐피털과 달리 GS홈쇼핑은 투자 수익보다는 스타트업과 꾸준한 파트너십을 형성해 성장시키고 시너지를 내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

최근 관련 시장이 3조원 대로 성장한 반려동물사업이 대표적인 시너지 사례다.

다노바 /사진=GS홈쇼핑

뿐만 아니다. 지난해 6월 투자한 모바일 성과분석툴 업체 'ab180' 제품은 GS홈쇼핑의 모바일 마케팅 데이터 분석툴로 쓰인다. 또 다이어트 및 피트니스 전문 스타트업인 '다노'는 GS홈쇼핑의 투자 뒤 다이어트 식품 개발사업에 나섰으며 편의점 GS25에 시리얼바인 '다노바'를 납품했다.

협력사와 상생을 위한 투자도 전개한다. 지난 1월 GS홈쇼핑내 건강기능식 판매 1위 업체인 '뉴트리'에 50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초로 바퀴 없는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개발한 '에브리봇'의 경우 T커머스 입점시부터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9억 5000만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 GS홈쇼핑내 청소기 판매 1위를 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타트업에게 자금투자뿐 아니라 사업개발이나 마케팅 등 전문인력을 지원하자 업체들도 반기고 있다"며 "모든 투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역량이 쌓이고 기존 투자사도 성장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