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면제" 국민청원으로 간 'GTX-B노선'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수도권 철도 중추망 및 복합환승센터 구축(안) /사진=국토교통부

3기 신도시에서 정부의 교통망 확충 방안으로 거론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부터 여의도, 서울역, 청량리, 남양주 마석까지 80㎞ 구간을 잇는 사업으로 총 사업 예산은 5조9000억원이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GTX B 예타면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 동의한 사람만 1만8000여명에 이른다.

GTX-B라인에 거주하는 주민이라 밝힌 청원인은 인천·부천·구리·남양주·서울 시민이 합심해 예타 면제 정책에 GTX-B노선을 포함시킬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GTX-B노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고 역대 대통령들도 건설을 약속했으며 수도권 역차별 해소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B노선은 인천, 서울 강북, 경기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철도로 경기 동서권과 강북의 발전까지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이 확정된 GTX-A와 GTX-C는 서울과 경기만 지나고 인천은 지나지 않는데 GTX-B노선은 3개 지역을 모두 통과해 경제적 효과가 창출된다고 역설했다.

GTX-B노선이 통과하는 지역구 의원들도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이기도 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남동구을) 지난해 GTX-B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예타 면제 촉구 결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역시 국토위 소속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연수구을)도 예타 면제를 촉구하고 있다. 남양주시의회 또한 지난 17일 GTX-B노선 예타 면제 촉구 건의안을 채택, 정부에 건의했다.

정치권과 시민들의 요구가 워낙 거세고 국토부가 발표한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에서 GTX-B노선이 포함돼 있다보니 내달 발표할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검토 대상 중 면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송석준 국토교통위 소속 자유한국당(경기 이천시) 의원은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광역교통망 개선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지자체 의원들이 강력히 촉구해 정무적으로 예타 면제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미분양이 많은 외곽도시에 광역교통망을 확충하면 침체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살리면서 도심권의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관석 의원실 관계자는 "남양주 왕숙지구의 3기 신도시 지정 등으로 수요가 늘면서 B/C(비용편익비율)이 사업성이 있는 1 가까이 올라 긍정적"이라며 "예타 면제가 된다면 최대 1년 이상 GTX-B 착공 시기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최송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국책팀 부장은 "예산낭비를 막기 위한 것이 예비타당성조사인데 단순히 교통환경 개선을 빨리 해야 하니 면제를 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무분별한 토건사업을 위한 혈세낭비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GTX로 지역의 소비가 서울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고 운영 적자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토부는 예타 면제와 상관 없이 GTX-B노선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렬 국토부 제2차관은 "수도권의 경우 예타 면제 방법을 꼭 쓰려하지 않는다"며 "GTX-B노선의 사업성을 많이 높였기 때문에 예타 면제까지 동원하지 않아도 사업 추진을 잘 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애초 발표대로 내년 중 조속히 예타를 완료할 수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