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파월·므누신 두둔…트럼프-파월 회동도 추진

(람스타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이라크 주둔 미군부대를 예고 없이 방문한 뒤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길에 독일의 람스타인 공군기지에 들러 장병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후 분쟁지역에 주둔한 미군 부대를 찾은 건 처음이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뉴욕증시가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백악관이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경질설에 휩싸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을 적극 두둔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파월 의장과 만나 금리 인상 등에 대해 논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파월 의장의 자리가 안전한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 그렇다. 100%다"라고 답했다. 그는 므누신 장관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대해 매우 만족하며, 신뢰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를 망친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에도 "우리 경제의 유일한 문제는 연준"이라며 "연준은 힘은 세지만 퍼팅을 못해서 점수를 내지 못하는 골퍼와 같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한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측근들과 논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여기에 므누신 장관이 주요 은행들과 시중 유동성 상황을 점검했다는 소식이 불안감을 증폭시키면서,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2% 이상 급락했다. 미국 증시 역사상 최악의 크리스마스이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도 "그들(연준)은 너무 빨리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그것이 내 의견이다"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26일 백악관의 시장 안정 노력과 연말 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5% 넘게 급등 마감했다.


백악관은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회담도 검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행정부 보좌관들이 신년 초께 두 사람의 은밀한 회동에 대해 논의했으며, 선례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대통령이 연준 의장과 대화하는 게 최선"이라며 회담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경제적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 의장과 만났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벤 버냉키 전 의장과 경기 회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숨김없이 그대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만나면, 앞으로 연준이 정치적 결정을 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