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감찰 디지털포렌식 "안할 수는 없어"..대신 깐깐하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청와대가 고위공직자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자기기에 대한 조사, 즉 디지털포렌식 절차를 투명하게 해 인권침해 논란을 없애기로 했다.

감찰반의 디지털포렌식은 김태우 수사관 논란 관련, 고위공무원 휴대전화를 확보해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강압성 여부 등이 지적됐다. 청와대는 다만 디지털포렌식의 필요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17일 조국 민정수석 명의로 '감찰반쇄신, 활동재개 및 공직기강 확립 추진'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정보화의 진전으로 컴퓨터, 휴대폰 등 디지털 장치가 의사소통의 주요 수단이 되었고, 고위공직자들은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되는 국가기밀, 국가 중요정책을 다룬다"라며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찰에 있어 디지털포렌식이 핵심적인 절차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도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설명 △자필 동의 등을 거쳐 조사했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포렌식 절차의 투명성을 더욱 높이고 인권침해 논란 소지를 원천 차단, 디지털 자료 파기·반출 등 관리책임을 명확히 할 것"이라 말했다.

또 "향후에도 디지털포렌식은 당사자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하여 임의적인 방법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혐의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를 이용한 별건 감찰은 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민정수석실이 마련한 '디지털 자료의 수집·분석 및 관리 등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인권보고, 과잉금지, 사전동의 등 3가지를 포렌식 조사의 기본원칙으로 정했다.

당사자의 사전승인 등 사전동의, 전체 매체가 아니라 특정 파일만 복사(이미징)할 것, 원본을 받은 경우 원칙적으로 3근무일 이내 반환할 것 등을 정했다. 조사 결과 비위혐의가 없거나, 징계 등 관련 절차가 완료된 경우 자료를 즉시 파기한다는 지침도 담았다.

조국 민정수석은 "설 명절 전에는 고위공직자 공직기강 점검 등 감찰반의 정상적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공직감찰반에 대해서다.

청와대 특감반은 민정비서관실과 반부패비서관실에 나뉘어 있었는데 지난해 11월 반부패 특감반 전원을 원소속기관으로 복귀시켰다. 이어 특감반 명칭을 '감찰반'으로 바꾸고, 고위공직자 등을 맡은 반부패 감찰반은 '공직감찰반'으로 명명했다.

지난해 12월28일 감사원 출신 박완기 공직감찰반장을 새로 선임했다. 조 수석은 "감사원, 국세청, 검찰청, 경찰청 소속 공무원들을 해당 기관으로부터 추천받아 면접, 인사검증을 진행하는 등 선발절차가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감찰반 업무방식도 손봤다. 조 수석은 "한정된 감찰자원을 최적 활용하고 공직사회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뇌물수수, 국가기밀 누설, 채용․인사비리, 예산횡령, 특혜성 공사발주, 성추문 등 중대한 범죄와 비리에 중점을 두고 정밀 감시하겠다"라 말했다. 단 "적발된 중대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일벌백계함으로써 공직사회에 엄정한 기강을 확립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감찰반장이 공직감찰반 운영규정 등에 대한 주기적 교육을 실시하고 △내부 감찰부서 즉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감찰반 활동을 수시 점검해 권한남용을 방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감찰반의 비위를 덮고 넘어가지 않고 원소속 기관에 통보하고 징계하는 등 관련 절차를 의무화했다. 조 수석은 "종래 감찰반원의 비위가 있더라도 묵인하고 넘어가는 관행이 일탈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지난해 6월부터 청와대 직원의 고압적 행태 등에 대한 신고 핫라인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