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안쓴 일자리안정자금 4572억원...국고 환수

지난해 2월 2일 김영주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서 만난 영세사업주들에게 일자리안정자금을 설명하고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지난해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사업주 지원대책인 일자리안정자금 예산을 2조9708억원 편성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벌였으나 4572억원을 쓰지 못한 채 국고에 환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지원대상을 늘리고 지원수준을 높여 2조8188억원의 예산을 전부 쓰겠다는 방침이다.

21일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안정자금은 2조5136억원이 집행됐다. 전체 예산에 비해 집행률은 84.5% 수준이다. 고용부는 연초부터 장·차관이 현장에 나가 영세사업주들을 만나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벌였지만 예산 중 6분의 1 가량을 남겼다.


조정숙 고용부 일자리안정자금 추진단장은 "일자리안정자금 대상인 영세사업장에서 입·이직이 굉장히 잦아 근로자들이 1년 내내 있지 않고 평균 10개월 정도 자금 지원을 받았다"며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는 평균 지원기간을 10개월로 계산해 예산 불용이 거의 없을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1~12월 집행률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 반박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근무한 다음달 정산을 통해 지급되는 구조인데, 지난해 12월 근무한 데 따른 자금을 연내 집행하다보니 집행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60세 이상 고령자를 고용한 사업장은 300인 미만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하면서 하반기 신규 신청이 많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예산 중 15.5%가 덜 쓰였음에도 불구, 고용부는 일자리안정자금이 취약계층의 고용 유지에 기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일자리안정자금은 65만6876개 사업장에서 264만1575명의 근로자에게 돌아갔다.

특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라 고용 축소가 우려됐던 공동주택 경비·청소원 25만335명이 2682억원을 지원 받았다. 지난해 공동주택 단지당 평균 경비원은 2017년에 비해 0.13명(1.97%) 줄었고, 청소원은 0.09명(1.79%) 늘었다. 전체 인원은 경비원이 2167명, 청소원이 4580명 늘었다.

고용부가 일자리안정자금과 함께 홍보에 나선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에 따라 4대보험 가입자도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30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1년 전 같은달에 비해 25만5000명 늘었다. 고용보험료는 44개 사업장의 근로자 100만명에게 1030억원이 지원됐다. 국민연금은 59만개 사업장 근로자 119만명에게 7090억원이 지원됐다.

고용부는 올해 일자리안정자금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보수 기준을 190만→210만원으로 올렸다. 특히 생산직 및 관련직, 운송, 조리·음식 서비스, 판매, 청소·경비, 농림·어업 등 단순노무종사자, 돌봄, 미용, 숙박 서비스 종사자의 경우 연장수당 비과세 적용시 230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다.

55세 이상 고령자를 고용한 300인 미만 사업주까지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할 수 있으며, 5인 미만 사업체 지원금액은 13만→15만원으로 인상됐다. 지난해 50%였던 건강보험료 경감수준도 5인 미만 사업장은 60%까지 늘린다.

아울러 영세 사업주의 어려움을 감안해 당초 다음달 15일 정기지급 예정이던 올해 1월분 안정자금을 설 이전인 2월 1일에 조기 지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