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수위 높이는 KCGI, 이번엔 '감사·사외이사' 선임 제안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31일 한진칼 (59,700원 ▲500 +0.84%)과 한진 (19,610원 ▲110 +0.56%)에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와 사외이사 선임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서를 송부했다고 밝혔다.

KCGI는 한진칼을 상대로 주식 639만6822주(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의 10.81%)를 보유하고 있는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감사 1인과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감사에는 3월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호 감사의 뒤를 이어 김칠규 이촌 회계법인 회계사를 제안했고, 사외이사로는 역시 임기 만료를 앞둔 조현덕, 김종준 사외이사를 대신해 조재호 서울대학교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제안했다.

또 만약, 회사측이 최근에 이뤄진 단기차입금 증가에 따른 자산총액 2조 초과를 이유로 감사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한다면 사외이사 후보 2명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석태수 대표이사의 임기만료로 공석이 되는 사내이사에는 △법령상 이사로서 결격사유가 없고 △과도한 겸임을 하지 않아 충실한 의무수행이 가능하며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의 이력이 없고 △회사 또는 회사의 계열회사(한진해운 포함) 재직 시 기업가치 훼손의 전력이 없는 자로서 현재의 석태수 사내이사가 아닌 1명을 이사회가 추천해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올해 회사 이사의 보수한도 총액을 전년 50억원에서 40% 감액한 30억원으로 정하되 계열회사에서 임원을 겸임하는 경우(등기, 비등기 불문)에 대해서는 보수한도를 5억원으로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감사에 대한 보수한도는 3억원으로 전기 대비 1억원 증액할 것을 제안했다.

KCGI가 한진칼 사외이사 2인 선임을 제안한 것은 지배주주 및 현 경영진과 무관한 독릭접인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이들을 중심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KCGI는 독립된 감사 1인의 선임을 제안할 계획이었다.

KCGI 관계자는 "한진칼이 지난해 말 뚜렷한 이유 없이 단기차입금의 규모를 1650억원에서 325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렸고 이를 통해 2018년 말 기준 자산총액을 인위적으로 2조원 이상으로 늘려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며 "이로써 일반 주주들의 독립적인 감사 선임 시도를 저지하려 할 것으로 예측돼 이같은 상황을 방지하고자 사외이사 2인 선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KCGI는 사내이사 제안에서 현 석태수 대표이사를 제외한 것은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악화시키는 등 경영 성과가 지지부진했고, 최대주주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CGI는 이날 한진에 대해서도 지분 8.03%(96만2133)주를 보유하고 있는 유한회사 엔케이앤코홀딩스, 유한회사 타코마앤코홀딩스, 유한회사 그레이스앤그레이스를 통해 박지승 진성회계법인 대표를 감사로 선임할 것을 주주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