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웃으려다 30년 빨리 간다? '해피벌룬' 주의보

해피벌룬/사진=뉴스1

최근 신종 환각제로 떠오르고 있는 '해피벌룬' 흡입에 따른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해피벌룬이 뭔지, 왜 위험한 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는 해피벌룬에 대한 집중 감시에 나서겠다고 선전 포고했다.

◇해피벌룬은 무엇?

해피벌룬은 아산화질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투명한 기체이다. 본래는 병원에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활용하는 마취제로 쓰지만, 지금은 유사마약의 한 종류로 오용되고 있다.

풍선 안에 주입한 공기를 들이마신다고 해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 아산화질소를 흡입하면 웃음이 절로 나오고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환각 작용을 유발하지만. 과량 흡입하면 저산소증이 일어난다. 신체 마비와 의식 상실이 잇따를 수 있으며 심하면 최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이 물질은 하루만에 몸 바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마약검사를 진행해도 음성 반응이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동남아 이어 국내서도 유행…승리도 흡입 의혹받아

지난달 27일 오후 해외 투자자 성접대 및 해피벌룬 의혹을 조사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자진출석한 가수 승리/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해피벌룬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 '동남아 해피벌룬 후기' 등의 검색어를 치면 실제로 경험한 이들의 체험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피벌룬을 마셨는데 별 느낌이 없었다", "계속 하나 더 마시겠다고 난리를 쳐댔다" 등의 글이다.


베트남 하노이나 호치민, 다낭 등 대도시 유흥가에서는 해피벌룬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호객을 위해 무료로 나눠주는 주점도 존재한다고 한다.

해피벌룬은 국내서도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이를 흡입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20대 남녀가 해피벌룬을 흡입한 뒤, 이를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7일에는 20대 여성 3명이 해피벌룬을 흡입하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그룹 빅뱅의 멤버인 승리도 베트남에서 해피벌룬을 흡입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아산화질소, 2017년 흡입 금지됐지만…동일 성분인 휘핑 가스는 구매 가능

해피벌룬/사진=뉴시스

환경부는 2017년 해피벌룬 주성분인 아산화질소를 환각물질(의료용 제외)로 지정했다.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해피벌룬을 판매·소지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3년 이하 징역 혹은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산화질소를 얻는 통로가 원천봉쇄된 것은 아니다. 휘핑크림을 만들 때 활용되는 휘핑가스는 동일 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식품첨가물이라는 이유로 시중에서 구입이 가능했다.

해피벌룬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아산화질소 유통을 근절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환경부, 아산화질소 거래 감시 강화…식약처도 휘핑가스 금지키로

이에 따라 정부는 아산화질소 소형 용기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후속 조처를 내놨다.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경찰청, 외교부는 6일 아산화질소 유통·관리 방안을 합동으로 발표했다.

환경부는 6월까지 '사이버 감시 기간'으로 정해, 온라인상 불법 거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환각 목적 판매가 의심되는 게시물을 적발하면 수사기관에 즉각 통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는 고시를 개정해 휘핑가스 제조와 수입·유통을 금지하기로 했다. 아산화질소를 대체해 이산화탄소 용기나 스프레이용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휘핑가스를 사용해 온 커피전문점과 제과점 등을 배려하여 고시 시행 후 1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