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전담 보호관찰 '청신호'…조두순법 28일 본회의에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이동훈 기자 / 이동훈 기자 photoguy@

조두순처럼 미성년자에게 성폭력을 가한 성범죄자를 1대1로 전담 보호관찰할 수 있게 한 일명 '조두순법'이 이르면 28일 국회 본회의에 오르게 된다. 2017년 9월 조두순 출소 반대 국민청원에 이어 지난해 초 발의된 이 법에 국회가 1년 만에 답을 내놓는 셈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7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16건을 의결해 본회의로 회부했다.


28일 예정된 본회의에 오를 법으로는 조두순법(전자발찌법 개정안) 외에도 '디지털 성범죄 수익 몰수법'과 구직자의 출신 배경 등을 이력서에서 묻지 못하게 한 '블라인드 채용법' 등이 있다.

◇'재범 우려' 조두순 출소후 전담 감시=조두순법이 국회를 최종 통과한다면 조두순 한 명 만을 전담할 보호관찰관을 두고 출소 후 행동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2017년 9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와 61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을 통해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의 재범이나 보복범죄 우려가 제기됐다. 1대1 전담 보호관찰관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미성년자 성폭행 범죄자는 주거지역 제한과 피해자 등 특정인 접근 금지도 의무화된다. 피해자 접근 금지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된다.

원안에 있던 전자발찌 부착 기간 연장에 대한 조항은 소위 심사 과정에서 빠졌다. 당초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7년 12월 청원 답변에서 "필요한 경우에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계속 연장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이 조항이 사실상 이미 확정된 판결을 바꾸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소위 회의에서 제기돼 수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블라인드 채용법'·'신기술 사후규제법'도 본회의行=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였던 '블라인드 채용'의 근거법인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28일 본회의에 오른다.

이력서에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등 가족이나 배우자의 학력·직업·재산 등을 기재하게 하거나 구직자의 키·체중 등 외모, 구직자의 출신 지역·혼인 여부·재산 등을 물으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이다.

원안에는 구직자 사진 부착 금지 조항도 있었지만 '사진은 지원자 동일성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라는 이유로 법사위 2소위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구직자의 종교 정보 기재 금지 조항도 특정 종교 기반으로 설립한 기업이 있는 점을 고려해 빠졌다.

새로운 기술을 산업에 활용할 때 규제 대신 '우선 허용·사후 규제'를 원칙으로 하도록 법에 명문화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도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로 회부됐다.

공익신고자에 대해 불이익 조치가 있거나 신분 보장이 이뤄지지 않을 때 처벌 수위를 현행 최대 1년 이하 징역에서 3년 이하 징역(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량을 올리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도 본회의에 오른다.

◇'네탓 공방'에 '디지털 성범죄 수익 몰수법' 불발= 조두순법과 함께 28일 본회의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의결이 불발됐다. 개정안에 디지털 성범죄와 함께 추가하려던 다른 범죄 유형의 존치 여부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전체회의에 계류됐다.

이 법은 일명 '몰카'로 불리는 불법 촬영물의 제작·유통 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게 하는 데 방점이 찍힌 법안이다.

다만 이날 회의에선 '북한 이탈주민 지원금 편취 범죄'를 디지털 성범죄와 함께 수익 몰수 범위로 추가하는 대안 내용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북한 이탈주민 지원금 편취 행위를 '중대범죄'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 가운데 이 내용을 처음 포함한 정부안이 박근혜 정부 시절 발의됐다는 점을 두고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법사위는 군대의 처벌 수단으로 영창제도를 폐지하고 '군기교육' 제도로 대체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개정안과 국공립 대학에서 특정 성별(남성) 비율이 4분의 3이상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는 조항을 넣은 교육공무원법 개정안도 이날 의결하지 않고 '법안의 무덤'으로 불리는 2소위로 보냈다.

이중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사립대학까지 합치면 여성 교수 비율 25%가 넘는다"(이은재 한국당 의원)거나 "초·중·고교 교원은 여성이 더 많은데 그것까지 합쳐서 교육공무원 전체 성비를 따져야 한다"(주광덕 한국당 의원)는 반대 의견이 나왔다.

지난해 말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합의된 대로 실업급여 지급수준과 기간을 확대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배우자 출산 유급휴가 기간을 현행의 2배인 10일로 늘리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도 다음 전체회의까지 계류시키기로 했다. 이 두 법에 대해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민간에 부담 주는 법안"이라고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