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뒤바뀐 세포 "2년전 인지"… '바이오 스캔들' 비화되나

코오롱생명과학 (22,350원 ▲350 +1.59%)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14,260원 ▲160 +1.13%)(이하 티슈진)이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이 바뀐 사실을 최소 2년 전 인지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와 국제소송 과정에서 밝혀진 것으로 티슈진은 그보다 먼저 성분의 진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인보사 기술을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가 취소하면서 송사에 휘말린 미쓰비시다나베가 소송 내용에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티슈진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사실을 추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쓰비시다나베가 추가한 소송 내용을 토대로 티슈진에 확인해본 결과 "티슈진의 위탁생산업체(론자)가 2017년 3월 STR(유전학적 계통검사)을 의뢰받아 검사를 진행한 결과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293세포)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티슈진은 재료에 이상이 생긴 걸 알면서도 이 사실을 코오롱생명과학에 알리지 않고 생산을 밀어붙였다는 게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이다.

티슈진이 론자의 STR 검사 결과를 받아본 시점은 국내 인보사 시판허가(2017년 7월)보다도 4개월 빠르다. 티슈진 또는 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이 조직적으로 사실을 은폐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환자들을 기만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티슈진의 기만적 행태에 대해 여전히 "몰랐다"는 입장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당시 티슈진 실무자가 '론자의 생산승인' 여부만 윗선에 보고하고 해당 내용을 빠뜨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2액이 293세포에서 유래된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는 코오롱생명과학 주장이 허위였다는 사실이 소송 상대방을 통해 드러난 건 충격적"이라며 "코오롱생명과학이나 티슈진이 어디까지 사실을 은폐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티슈진이 인보사의 주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뒤늦게 알린데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달 20일께 미국 티슈진을 비롯해 제조용세포주 제조소 우시와 세포은행 보관소 피셔 등을 각각 방문해 세포가 바뀌게 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종합검사 결과가 나오는 즉시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티슈진의 공시 시점도 도마에 올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3일 새벽 4시 티슈진으로부터 2년 전 벌어진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공시는 오후 5시38분에서야 이뤄졌다. 전형적인 올빼미 공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영문자료여서 해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거래소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오후 4시쯤 공시를 하려 했지만 거래소로부터 연락을 받고 5시가 넘어서야 공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티슈진에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중단을 공식 통보했다. FDA는 인보사 구성성분에 대한 특성분석과 성분변화 발생 경위, 앞으로 조치사항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