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기자들이 본, 송현정 기자 '독재자 질문'

대통령과의 대담을 준비하는 송현정 기자/ 사진=청와대 제공

지난 9일 KBS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특집 '대통령에게 묻는다'가 방송됐다. 해당 방송을 진행했던 송현정 기자는 질문과 태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머니투데이 인턴 기자 4명은 이를 주제로 얘기를 나눠봤다.

◇‘독재자 발언’, ‘표정’으로 뭇매 맞은 송현정 기자

송현정 기자는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의 진행을 맡았다. 청와대는 이날 ‘성역 없는 질문’을 위해 사전 질문지를 조율하지 않았고, 리허설도 없는 생방송을 강조했다.


대담은 깜짝 질문이 등장하는 등 긴장감 있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송 기자는 대담 초반 "야당에서 독재자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에서 '좌파독재'란 표현으로 공격한다는 질문에 "맞지 않는 얘기란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했다. 송 기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대담을 진행했고, 인터뷰를 하는 동안 대통령의 말을 끊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일각에선 송 기자의 언행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독재자'란 표현은 자유한국당에서 대통령을 비판할 때 사용하는 어휘이기 때문에 사회자가 '중립'을 잃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대통령의 말을 중간에 자르거나 인상을 쓰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인턴기자들 "기자의 본분을 생각해본다면…"

머니투데이 소속 인턴기자들(권성진·조해람·류원혜·이호길) 역시 어제 대담을 시청했다. 4명의 인턴기자 중 1명은 생방송으로 시청했고 3명은 인터뷰 전문과 영상으로 대담과 논란을 확인했다.


이들은 기자의 본분을 생각한다면 '독재자'와 관련한 질문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좀더 조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인턴C: 기자가 국민을 대신해서 대통령과 대담하는 거였잖아요. 그러면 질문-대답을 주고받으면서 '아 이 지점에서는 뭐를 궁금해하겠구나' 이런 걸 짚어주는 게 그 사람 역할입니다.

인턴A: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라는 게 정확한 워딩인 것 같은데 이는 '너 독재자인 거 맞잖아' 이런 뉘앙스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드라이하게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도로 질문하는 게 옳았습니다.

인턴B: 저는 기자는 무슨 질문이든 할 수 있지만 질문할 때는 언론 수용자 입장에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송 기자의 질문 내용만 보면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유한국당 내지 야당에서는 독재자라고 비판한다~"라는 식으로 질문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턴C: 표정과 태도 같은 문제는 너무 한국 사람들이 과하게 지적하는 부분이 있죠. 착하고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직종과 상황 관계없이 논란이 생기는데, 기자는 그럴 필요가 있는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독재자 질문에 대해선 그냥 야당 입장을 전한 것 같습니다. 이것을 기자의 생각이라고 보는 것은 과한 것 같습니다.

인턴 D: 태도 먼저 말하면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기자가 웃으면서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웃으면서 질문을 하면 오히려 언론과 권력이 유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들으지도 모릅니다. 또, 제 1야당이 '독재자'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이니 독재자 질문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인턴A: 어제 기자의 태도는 박사모 입장에서는 너무 온순했다고 할테고, 민주당 지지자 입장에서는 너무 공격적이었다고 하겠죠. 태도란 게 주관적인 판단의 영역인데, 이를 가지고 공박하는 건 코미디 같습니다.

인턴B: 공감합니다. 기자 태도 논란은 각자 정치성향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오히려 '독재자' 질문이 아니라 다른 질문이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턴C: 그런데 5.18 유족에 대한 공감과 경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 대한 공감을 함께 묶어 이야기한 거는, 맥락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공감에 대한 말을 꺼내려고 한 것 같은데 두개를 엮을 수 있는지 의문…세심하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인턴B: 저 질문내용…저도 맥락이 이해가 안갑니다. 갑자기 5.18유족 위로 얘기하다가 경제 얘기로 넘어가는지?

인턴D: 관련이 없는 두 사안을 엮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5.18 유족과 경제의 어려움을 엮는 것은 '5.18과 같은 과거사 해결 못지 않게 경제도 중요하다', '경제에 더 신경쓰길 바란다'의 의도로 읽혔습니다.

인턴기자들은 ‘송현정 기자의 논란’을 ‘언론인의 무례함’으로만 바라보면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그들은 언론은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필요가 있고 시청자는 ‘언론과 권력자의 관계’를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보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인턴 A: 아 마지막에 한 말이군요. 생방송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지금 다시 전문을 보니 뜬금없다는 느낌을 받네요.

인턴 B: 음 아무래도 방송 본 사람들은 인터뷰보다는 취조 분위기였다는 의견이 많긴 하네요

인턴 A: 아무래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기울어진 언론 환경이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부채감 등으로 피해의식이 많이 있어서 그러는 건 같은데.. 심정적으로는 이해합니다만 적절한 태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인턴 C: 과거 정권애서는 언론이 조용하다가 변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비난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기자회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인턴 D: 여러 가지로 아쉽습니다. 그래도 한국 사회와 언론의 과도기라고 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