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깨어있는 시민 없으면 민주주의 과거로 퇴행"(종합)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남영동 옛 대공분실)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여·야당 대표들이 '광야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1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민주주의 100년, 그리고 1987'을 주제로 10일 오전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개최됐다.

올해 기념식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정미 정의당 등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가 나란히 참석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비롯 정관계 인사와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 400여명이 기념식을 지켜봤다.

특히 이날 기념식은 과거 군사정권 당시 인권유린과 탄압의 공간이자 앞으로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공간이 될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서지현 검사(수원지방검찰청 검사)와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이 사회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북유럽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기념사 대독을 통해 "깨어있는 시민들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언제라도 과거로 퇴행하고 되돌아갈 수 있음을 촛불혁명을 통해 확인했다"며 "일상 속 민주주의가 더 튼튼해져야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의 승리로 우리는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게 됐고, 국민의 힘으로 세상을 전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두 청년(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각성시켰고 우리를 거리로 불러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라며 "민주주의는 대화로 시작되어 대화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회 갈등에 대한 시민들의 민주적 해결 능력과 타협하는 정신이 필요하며, 이러한 능력과 정신이 성숙해질 때 우리는 포용국가로 갈 수 있다"고도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산적한 현안이 쌓인 국회로 들어오지 않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민주주의가 더 커지기 위해서는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며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에서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