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 서비스 본격 개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구축한 고주파 선형가속기 기반의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KAHIF)'이 최종 성능 확인을 마치고 본격적인 서비스 지원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그동안 비싼 이용료를 지불하면서 일본 등 해외 시설을 써야만 했던 국내 연구자들의 불편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융합기술개발부 오병훈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구축 완료한 'KAHIF'의 최종 성능 확인을 지난달 마치고 본격적인 서비스 지원에 돌입한다고 24일 밝혔다.

'KAHIF'는 원자력연구기반확충사업 내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 구축' 과제로 27억원의 사업비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원받아 3년 7개월간에 걸쳐 구축된 중견급 연구시설이다.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KEK)와 국제협력을 통해 가속기의 일부 핵심 장치를 제공받고 이를 다시 국내 실정에 맞게 업그레이드해 학계와 산업계 수요에 최적화했다.

가벼운 헬륨 이온부터 철, 제논(xenon) 등 무거운 이온에 이르는 여러 종류의 중이온을 핵자당 1MeV(메가전자볼트)로 가속 후 표적에 조사해 재료의 특성을 연구하고 소재의 성능을 시험·평가한다.

이 시설이 가장 비중 있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구 분야는 바로 '원전 안전성 향상' 분야가 꼽힌다.

가동 중인 원자로와 핵융합로에서 방출되는 다량의 이온 및 중성자는 핵연료 피복관, 대면재, 구조재 등의 재료 특성을 변화시키면서 내구성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이온 및 중성자 조사 환경에 따른 재료 특성 변화를 정확히 평가하고 적합한 내구성을 갖춘 피복관 및 대면/구조재의 재료를 개발하는데 이 시설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이 전무했던 국내 여건 때문에 비싼 이용료(일본 교토대 DuET : 250만원/일, 미국 미시간대 : 22만원/시간)를 지불해야 했던 국내 연구자들의 불편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의 박원석 원장은 "기존에 보유 중인 전자·방사광 가속기와 양성자가속기에 이어 이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을 추가 확보하게 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명실상부한 빔 이용 연구 및 산·학·연 연구 지원 분야에서 국내·외를 아우르는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며 "연구자들이 양질의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이용시간을 제공하고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성능 점검 및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