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공들이는 식품업체, 왜?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방한 기간 중에 가진 국내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 유난히 CJ, SPC, 농심, 동원 등 식품 기업인들이 다수 초청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모두 미국에 진출해 공장을 세우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미국 시장에 공들이는 기업들이다.

미국은 식품 시장 규모가 가장 크면서도 미래 성장성이 밝다. 여기에 최근 BTS 등 신한류와 K-FOOD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한국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식품기업들도 미국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1일 식품업체 등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은 미국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직접 진출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 시장에 가장 애착을 보이고 있는 곳은 CJ다.

현재까지 CJ는 미국에 총 약 28억달러(약 3조 2000억원)를 투자했다. CJ그룹 내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최근 인수한 냉동식품기업 쉬완스, 만두 공장 등 식품을 중심으로 약 10억달러(약 1조 2000억원) 추가 투입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냉동식품인스티튜트(AFFI)와 식품마케팅인스티튜트(FMI)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냉동식품 매출액(소매기준)은 전년대비 2.6% 늘어난 570억달러(약 65조 9000억원)에 육박한다. 사용이 간편한 점이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과 부합돼 관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CJ도 이 점에 주목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미국은 인종이 다양하고, 전 세계 가장 큰 가공 식품 국가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어느 국가를 가더라도 좀 더 수월하게 진입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추가 인수합병, 투자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매운맛도 미국 시장에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미국 워싱턴무역관은 "그간 김치 등 매운맛의 K푸드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지 못했지만, 호기심 많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매운 음식과 양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심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전년대비 9% 늘어난 2572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 중심의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펼친 결과, 지난해는 사상 처음 미국 내 주류시장이라 불리는 메인스트림(mainstream·현지 백인, 흑인 중심 시장)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지르기도 했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LA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했고, 추가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SPC는 한국 대표 프랜차이즈로, 프랜차이즈 본고장 미국을 공략 중이다. 2014년 1087억원이었던 미주법인 매출은 지난해 1551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미국에 78개 매장을 운영중이며, 2030년까지 200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일평균 약 3만 5000명, 연간 약 1200만명의 미국인들이 파리바게뜨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식품시장 빅2로 분류되는데, 중국은 최근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 등으로 철수하는 업체들이 많아진 반면 미국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도 미국 시장 진출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