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안 올라도 꾸준히 수익나는 주식이 있다는데…

"주가가 계속 올라 유명세를 타는 것이 싫습니다. 괜히 투기 세력이 몰려와서 주가를 흔들고 배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잖아요. 그냥 지금처럼만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큽니다."

3년 넘게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 (12,740원 ▼40 -0.31%))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 A씨는 주가가 오르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맥쿼리인프라는 대체 어떤 종목이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


국내 유일의 상장 인프라펀드인 맥쿼리인프라는 용인-서울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등 국내 주요 고속도로 등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고 지분 투자로 얻는 수익 등을 1년에 2회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맥쿼리인프라 주당 배당금은 350원이었다. 통상 하반기 배당금을 상반기 배당금 수준에 맞춰 지급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주당 배당금은 최소 700원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6일 종가(1만1750원)기준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이 6%에 달한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2.5%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수익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증권업계 안팎에서 맥쿼리인프라를 대표적인 배당주로 추천하고 있는 이유다.


맥쿼리인프라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맥쿼리자산운용의 보수가 과도하다는 등의 이유로 운용사 교체를 요구하면서다. 당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은 이 사건으로 맥쿼리자산운용은 기본 보수를 인하하고 성과보수를 폐지했다. 그 결과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졌고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이 늘어났다.

배당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매수세가 이어졌고 주가도 크게 올랐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690만여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360만여주를 순매수했다. 연기금 등도 550만주 넘게 사들였다. 주가는 지난 1월 2일 9330원에서 지난 26일 1만1750원으로 26%나 상승했다.

배당금은 장기적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배당 수익을 목표로 한 장기 투자자들의 진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신공항하이웨이, 천안-논산고속도로, 수정산터널에 제기한 세무소송 승소에 따라 법인세 환급을 받은 점 △11개 투자자산의 통행량과 통행료 수입이 증가하는 등 꾸준히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점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회수하지 못한 정부보조금 유입이 예정된 점 등을 이유로 배당금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배당주 중 최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맥쿼리인프라는 과거 큼직큼직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 둔 덕에 고정적인 수익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데다 시간이 흐르면서 투자를 할 때 빌렸던 차입금 등도 계속 갚아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배당금이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무역분쟁,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 국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해 맥쿼리인프라와 같은 배당주에 대한 매력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