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친 공, 다른 사람이 맞았다면 누구 책임?

#김신씨는 주말에 친구들과 근교로 골프 경기를 하러 갔다. 밀린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라운딩을 하던 도중 김씨가 티샷을 한 골프공이 목표했던 방향보다 왼쪽으로 크게 휘는 바람에 골프장 외부로 날아갔다. 마침 골프장 근처 운동장에서는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고, 현장에 있던 유덕화씨가 날아온 공에 맞아 눈 아래 부위를 크게 다쳤다. 유씨는 공을 친 김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골프장에서 친 공이 날아가 의도치 않게 골프장 외부 운동장에 있던 사람을 타격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김씨에게는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이 성립될 수 있다. 2017년 대법원에서 비슷한 사건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김씨의 입장에서는 골프장 안에서 골프를 치고 있던 중 벌어진 일이라 다소 억울한 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판례는 골프와 같은 개인 운동 경기에 참가하면 자신이 타격한 골프공이 코스를 벗어나 날아갈 경우 옆 코스에서 골프를 치던 사람 또는 골프장 밖의 도로나 운동장에 있는 사람을 맞출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봤다.

자신의 기량에 맞춰 적합한 골프채를 이용해 안전한 방향으로 골프공을 타격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반해 골프 경기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김씨의 경우 코스 남쪽에 운동장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체육대회가 진행 중이었다. 코스의 중앙이 아닌 남쪽으로 타격해 골프공이 목표 방향보다 왼쪽으로 휘면 운동장으로 날아가 그곳에 있는 사람을 맞출 위험이 있다는 것을 김씨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주의의무 위반 여부는 사안에 따라서 달리 판단될 수도 있다. 다른 실제 사례로 골프장 8번 코스에서 친 공이 2번 코스에 있던 피해자를 가격한 일이 있었다. 이때는 8번 코스에서 치던 가해자가 2번 코스를 확인할 수 없고, 경기 보조원(캐디)의 지시에 따라 골프공을 쳤기 때문에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는 판결도 있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김씨가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면 일상생활 중 우연히 발생한 사고로 인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해당해 보험으로 피해자에 대한 보상 처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예방을 위해 코스 주위에 사람이 있는지, 골프공이 골프장을 넘어서 날아갈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합리적인 보험료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