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르, 축구계 '디즈니' 꿈꾸나… 뭄바이FC도 인수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8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니타 암바니 인도 축구스포츠발전회의장(왼쪽)과 페르란 소리아노 시티풋볼그룹(CFG) 최고경영자(CEO)가 CFG의 뭄바이시티FC 인수 발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AFP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 구단주로 잘 알려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왕가의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나얀이 이번에는 인도 뭄바이시티FC를 인수했다. 이미 소유한 세계 7개 구단에 하나가 더 늘면서 만수르만의 '축구 프랜차이즈'가 만들어지고 있다.

2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맨시티 구단주들이 인도 슈퍼리그(ISL) 축구팀인 뭄바이시티FC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맨시티는 만수르가 운영하는 축구단 운영 지주회사 시티풋볼그룹(CFG)이 소유하고 있다.

CFG는 맨시티를 비롯해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합자해 만든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시티FC, 호주 A리그 멜버른하트FC, J리그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지로나 등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클럽 청두 베터시티FC 설립 계획도 발표했다.

CFG의 활발한 ‘구단 쇼핑’ 뒤엔 페르란 소리아노 CFG 최고경영자(CEO)의 오랜 비전이 숨어있다. 소리아노는 과거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부사장 겸 재무부장으로 역임할 때 “축구클럽을 월트 디즈니 제국처럼 만들고 싶다”는 자신만의 비전을 밝힌 적 있다. 이는 축구클럽의 ‘프랜차이즈화’, 클럽 콘텐츠 개발 및 판매 등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의 융합으로 압축할 수 있다.

소리아노는 2012년 CFG CEO 자리를 맡으면서 그 꿈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CFG는 미국, 호주, 일본, 스페인, 우루과이 등 전 세계에 프랜차이즈 클럽을 만들었다. 이날 발표한 뭄바이시티FC 인수도 ‘축구판 디즈니’의 일부분이다. 꿈을 실현하는 자금은 CFG 소유주이자 석유 재벌인 만수르가 댄다.

맨시티 활약상을 담은 아마존TV 오리지널 드라마/사진=아마존 홈페이지

클럽 설립·인수뿐 아니라 콘텐츠 판매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확장 중이다. CFG만의 자체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아마존 TV와 손잡고 ‘All or Nothing’이란 제목의 2017~2018년 맨시티 활약상을 담은 오리지널 드라마도 제작했다. 아마존은 해당 드라마에 필요한 비공개 영상을 CFG로부터 1000만 파운드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IT매체 쿼츠는 “CFG는 축구가 세계적으로 매력적인 상품이며, 뛰어난 콘텐츠 공급원이자 수완 좋은 사업가들이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란 점을 분명히 파악했다”면서 “스포츠와 오락, 디지털 기술의 융합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또 여기엔 소리아노의 선견지명과 전략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27일 미국계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는 CFG 지분 10%를 5억 달러(5900억 원)에 사들였다. 이에 따라 CFG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구 그룹이 됐다. 그 가치는 48억 달러에 달한다. 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소리아노의 ‘축구판 디즈니’는 더욱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맨시티를 중심으로 CFG가 펼치는 스포츠-엔터 융합 전략을 보면서 유럽 전역의 축구단들도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바이에른뮌헨과 레알마드리드 등은 클럽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따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