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칼날'에 배지들 우수수…홍준표 "사람 무섭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3.4/뉴스1

미래통합당에서 ‘김형오의 칼날’이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 이언주·김기선·이찬열 의원 등이 컷 오프(공천 배제) 위기다. 임재훈·김승희 의원은 공천에서 떨어졌다. 홍준표 전 대표조차 공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4일 수도권과 강원·충청권 16곳에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김진태(강원 춘천)·이은권(대전 중구)·신보라(경기 파주갑)·김수민(충북 청주청원)·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 등의 공천을 확정했다.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은 당초 출마를 준비했던 인천 미추홀갑에서 공천에 탈락했지만 경기 파주갑에 우선추천(전략공천)됐다.

영입인사인 송한섭 전 검사 겸 의사는 서울 양천갑에, 혁신통합위원회(혁통위) 대변인을 맡았던 김은혜 전 앵커는 경기 성남 분당갑에 각각 전략공천됐다.

당내 대표적 청년 정치인으로 꼽히는 1989년생 박진호 전 김포갑 당협위원장도 경기 김포갑에 단수추천을 받았다. 또 △인천 계양갑 이중재 전 인천지검 부장검사 △인천 서구을 박종진 전 앵커 △대전 유성갑 장동혁 전 부장판사 △대전 서구갑 이영규 변호사 △경기 안양 만안 이필운 전 안양시장 △충북 청주 서원 최현호 전 한국당 당협위원장 △충남 아산을 박경귀 전 한국당 당협위원장 등이 단수추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양천갑과 경기 안양 동안갑(임호영 전 부장판사 공천)에 공천을 신청했던 김승희· 임재훈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력과 관련 ‘치매 초기 증상’ 등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임 의원은 과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에 찬성한 이력이 문제가 됐다. TK(대구·경북)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천에 강력 반대하는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외부에서 탈당해 들어오신 분들이 큰 물결에 동참하고자 들어온 뜻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공천 과정은 또다른 차원에서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그런 조치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수원갑에 공천신청을 한 이찬열 의원도 컷 오프 위기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찬열·임재훈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언주·김기선 의원도 불안하다. 공관위는 이날 두 의원이 신청한 부산 중·영도와 강원 원주갑을 추가공모 지역으로 발표했다. 기존 후보만으로는 공천 심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유력 후보가 이미 신청했을 경우 컷 오프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의 공천 여부에 “우리가 발표할 때 알게 될 것”이라며 경선 혹은 공천 탈락, 단수추천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놨다. 김 위원장은 주말인 8일까지 일부 경선 지역을 제외하고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끝낸다는 목표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홍준표 전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21대 총선 예비후보자 면접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0.2.20/뉴스1

공천의 분수령은 홍준표 전 대표의 공천 여부와 TK 교체 폭이다. 홍 전 대표가 배수진을 친 경남 양산을에서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이미 공천을 위해 추가 면접을 봤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분노를 나타냈다. 나 전 시장이 자신에게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데 당에서 나 전 시장에게 출마를 권유해 졸지에 공천 경쟁자가 됐다는 얘기다.

홍 전 대표는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본다”며 “나 전 시장의 경우를 겪어 보니 이젠 사람이 무섭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홍 전 대표와 나 전 시장의 경선 가능성 혹은 홍 전 대표의 공천 배제에 따른 무소속 출마 가능성 등이 모두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두고 보자”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홍 전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는 “그런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언급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더 얘기 안 하는 게 맞겠다”고 말하면서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