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서 비켜" 아시아인에 탈취제 뿌린 美 흑인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사진=MTA 트위터 캡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확산중인 가운데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한 아시아인이 인종 차별로 간주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현지 경찰당국은 한 흑인 지하철 승객이 다른 아시아인 남성 승객에게 스프레이를 뿌린 장면이 찍힌 동영상과 관련해 이를 증오 범죄로 보고 사건을 조사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일 오전 9시쯤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국(MTA) 지하철 브루클린 선셋 파크 북행 열차 안에서 벌어졌다. 해당 동영상은 페이스북에 처음으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통국 트위터에도 올라왔다.

영상 속에서 흑인 남성은 아시아계 남성에게 "비켜"라고 계속 소리쳤으며 다른 여성 승객이 흑인 남성에게 "왜 그 남자가 비켜야 하느냐"고 묻자 "왜냐면 그는 내 옆에 서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좀 비키라고 말해라"고 말했다.

이후 아시아인 남성이 문을 등지고 선 채 움직이지 않자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페브리즈'(탈취제)를 가져와 그를 향해 뿌리기 시작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피해 남성이 "왜 내가 당신 옆에 있으면 안되는가?"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었고 이에 대해 흑인 남성은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너는 멍청하게 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로드니 해리슨 뉴욕시 경찰국 형사 책임자는 브리핑에서 "열차가 역에 머물러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바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없었다"며 "현재 증오범죄 전담반이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MTA는 해당 영상을 공식 계정에 올리면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인종차별주의'"가는 메모를 함께 게재했다.

전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중인 가운데 아시아인이 마치 병원균인 것처럼 취급받은 것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