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싸이월드 사태 막는다…'잊히지 않을 권리' 법적 보장 절차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글로벌 싸이월드 서비스 / 사진제공=SK컴즈

이용자가 데이터를 백업할 권리, 즉 '잊히지 않을 권리'가 결국 법적으로 보장될 수 있을까.

제2의 싸이월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자의 백업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국내외 콘텐츠 사업자(CP)들은 서비스를 장기간 중단하거나 폐지할 때, 이용자가 요청하면 데이터 백업을 처리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8일 입법 예고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외 CP는 '서비스 안정성 저하 및 장애로 인해 이용자가 데이터 백업을 요청 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용자가 생성한 데이터에 대한 전송을 요청하는 경우에 대비해 관련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를 장기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의 개인 정보를 파기할 경우 보관 기간 만료 30일 전까지 그 사실을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용자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자신의 데이터 전송을 요구할 권리 등은 따로 규정이 없었다. 이번 시행령에 따라 이용자가 데이터를 백업할 권리, 즉 '잊히지 않을 권리'가 따로 규정된 것이다.

접속이 되지 않는 싸이월드 홈페이지.

앞서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의 폐업으로 3200만 이용자들의 데이터 보호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싸이월드는 지난 5월 세금 체납으로 국세청으로부터 사업자 등록이 말소됐다.이 탓에 싸이월드 내 자신의 데이터를 백업하려는 이용자들이 늘었지만, 접속조차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행령의 적용 기업 대상 범위는 여전히 한정적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국내 하루 평균(전년도 말 3개월 일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을 넘고, 일일 평균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 이상인 CP가 적용 대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업자는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5개 뿐이다.

이에 대해 김남철 과기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포괄위임입법 금지원칙에 따라 시행령은 반드시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하고 모든 사업자를 규율할 수는 없다"면서 "필요한 경우 다양한 기업에 확대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