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객기 추락사고로 실종된 남성...45년 만에 돌아와

머니투데이

소가윤 기자

수십년 간 자신을 돌봐준 현지 비정구기구 목사와 탕갈(왼쪽). /사진=트위터 캡처

1976년 인도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때 실종됐던 남성이 45년 만에 살아 돌아왔다고 1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76년 10월 12일 인도 뭄바이에서 첸나이로 향하던 인도항공 171편 여객기가 추락해 유명 배우 라니 찬드라 등 탑승객 95명이 전원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사고 당시 여객기에 탑승해 사망한 줄 알았던 사지드 탕갈(70)이 지난달 31일 사고 후 45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 사업가였던 탕갈은 사고가 있던 해 배우 라니 찬드라 일행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공연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는 당초 일행과 함께 첸나이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조직위원회와의 막판 충돌로 항공권을 취소하고 혼자 뭄바이에 남아 일 처리를 했다. 사고가 난 여객기를 타지 않았던 것.

그때 여객기 추락 사고 소식이 들려왔고 사업 동료와 배우, 친구들이 모두 사망했다는 사실을 안 탕갈은 공황에 빠졌다. 그는 "동료들은 모두 죽었고 실패자가 된 것 같았다. 가족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며 "그런데 모두 내가 죽은 줄 알더라. 나는 뭄바이에 주저앉았다. 성공해 돌아갈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어느덧 45년의 세월이 흘렀다.

탕갈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으며 방황하다가 결국 비정구기구 보호소에 들어가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보호소 관계자는 탕갈에 대해 "자기 얘기를 하지 않아 그의 사연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얼마 전 탕갈이 상담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보호소 측의 조사 결과, 그의 91세 어머니가 아직 살아 계신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마침내 지난달 31일 45년 만에 케랄라주 콜람 고향 집에서 모자가 재회했다. 어머니는 20대 청년에서 70세 백발노인이 된 아들을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탕갈 역시 "꿈이 이루어졌다. 어머니를 다시 뵐 수 있으리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심경을 전했다.

추락사고 후 탕갈의 가족은 승객 명단을 반복적으로 확인했지만 그의 이름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탕갈이 항공권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몰랐던 그의 가족은 탕갈이 살아있을 거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조사를 계속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탕갈이 나타나지 않자 가족은 그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