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성장 2% < 물가상승 3.6%…'스태그플레이션' 진짜 오나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사진=AFP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30년래 최고치를 했다. 임금·보너스 등 노동비용도약 2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올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친 가운데 물가와 임금이 치솟는 것은 '스태그플래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의 징후라는 해석이다.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달보다 0.2%, 전년 같은 달보다 3.6%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3개월째 최고가 행진을 하는 것으로, 1991년 5월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크게 넘어선다.

근원 PCE는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수치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추이를 관찰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통계 지표다.

에너지·식료품을 포함해 산출한 PCE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3%, 전년 같은 달보다 4.4% 올랐다. PCE 지수 상승률은 1991년 1월 이후 최대폭이라고 미 경제매체 CNBC방송이 전했다.


물가 상승의 주요인인 임금도 많이 올랐다.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미국의 올 3분기 고용비용 지수는 전분기 대비 1.3% 상승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0.9%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레저·접객·소매 등 부문 구인난으로 보너스가 큰 폭으로 늘면서 노동비용 평균을 끌어 올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국면이 해소되기 전까지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경제분석기관인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조기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11월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월 1200억달러 규모 채권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내놨던 완화적 통화정책을 '정상 모드'로 되돌리는 첫 조치라는 점에서 시장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