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최고' 찍은 소비자 물가, 도대체 언제까지 오를까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소비자가 마트 진열대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시장에선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으로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진정, 미 중앙은행 금리인상 등으로 가팔랐던 물가 오름세가 완만해져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CNBC 등을 종합하면 10일(이하 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올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정부 공식 집계에 앞서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2%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 전망치가 적중할 경우 미국은 지난해 12월 7%에 이어 2개월 연속 7%대 소비자물가지수를 기록하게 된다. 또 1982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물가가 치솟는 것을 의미한다.

물가 지표만 놓고 보면 최악의 경제 상황인데 시장 반응은 달랐다. 9일 뉴욕 증시는 뜨겁게 달아 올랐다. 주요 지수가 개장 직후 부터 1% 안팎 상승세로 출발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오름폭이 커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8%, S&P500지수는 1.43%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도 0.87% 뛰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점에 도달해 조만간 기류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디스 산하 경제분석업체인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델타변이 확산으로 지난해 10월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고 최근 팬데믹 상황이 진정되고 있어 인플레이션도 사라질 것"으로 봤다.


JP모간도 시장에서 예측하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 추정치는 최근 어떤 데이터보다 과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공식 수치는 시장 전망치보다 낮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놨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치솟은 배경에는 중고차 시세 상승이 있는데 올 들어 가격이 다소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미 정부가 집계한 1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예상치와 얼마나 차이가 있을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직전 10번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수치 중 8번이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1월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은 3월 금리 25bp가 아닌 50bp로 인상폭을 높이라는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인 연준이 올해 6~7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예고가 이미 증시에 반영됐으며, 조만간 인플레이션 지표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개펜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월에도 소비자물가지수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오름폭이 줄었다"며 "3월 이후엔 인플레이션 둔화 기조가 더 확실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물가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고차 가격 지표가 점차 안정되고 있다"며 "팬테믹발 가격 쇼크가 사라지는 전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