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매라"…美 증시, 3월 FOMC까지 저점 테스트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마켓플레이스 /임동욱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또 다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다우존스 지수는 1.47%, S&P500 지수는 1.81%, 나스닥지수는 2.10%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5%로 1982년 이후 40년만에 최대폭을 기록하며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12%포인트 급등한 2.05%를 나타내며 201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1.6%로 0.26%포인트 올라 2009년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CNBC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전했다.

에버코어의 수석 주식, 파생상품, 게량분석 전략가인 줄리안 에마뉴엘은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를 돌파한데 대해 "이는 확실히 심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투자 전문가들은 이미 한달 전부터 심리가 변하기 시작했는데 일반 대중의 심리는 지금 변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보다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이 크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오는 3월15~16일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선택 폭이 커졌다"며 "이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3월16일 전후에 지난 1월 저점을 다시 테스트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오는 3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생긴 만큼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은 기술주와 성장주에 더욱 타격이 크다. 기술주와 성장주는 미래 실적 전망에 근거해 주가가 형성돼 밸류에이션이 비싼 경향이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돈의 값이 비싸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3월 FOMC에서 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거의 100% 반영했다.

또 전문가 그룹 중에서는 씨티그룹이 이날 처음으로 3월에 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연준이 3월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고 이어 5월과 6월, 9월, 12월 FOMC에서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가 1.5%포인트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찰스 슈왑의 투자 전략가인 리즈 앤 손더스는 역사적으로 연준이 매 FOMC 때마다 금리를 올리며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한 경우 긴축 사이클 첫 해에 S&P500 지수가 평균 2.7% 하락했다고 전했다. 반면 금리 인상을 쉬는 FOMC도 있는 등 연준이 금리를 서서히 올릴 때는 긴축 첫 해에 S&P500 지수가 평균 10.5% 올랐다.

트루이스트의 공동 수석 투자 책임자인 키스 러너는 "엄청난 강세장과 최대의 유동성을 지난 후 우리가 지금 직면한 현실은 더 잦게, 더 크게 조정이 찾아올 것이란 점"이라며 "이는 연준의 정책 전환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연준의 정책이 소폭 바뀐다 해도 시장에는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경기 순환주와 빅테크주를 함께 보유하는 바벨 전략을 추천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과 줄다리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 쪽에는 금융주와 에너지를 담으라"고 조언하는 한편 경제가 좀더 완만하게 성장할 때 기술주와 성장주가 선방했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