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40불→99불"...우리 집앞 주유소 기름값은 언제 내리나?

휘발유 가격이 8주 연속 상승하면서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후 경기 수원시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스1

중국의 코로나19(COVID-19) 재확산과 전쟁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본격화 등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2만4000원) 아래로 하락했다. 최근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던 국제유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휘발유 기준 리터(ℓ)당 2000원을 돌파한 국내 기름값이 안정되려면 앞으로 2주 가량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1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두바이유 현물은 전일 대비 10.1달러 하락한 배럴당 99.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고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2일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이후 10거래일 만에 1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WTI(서부텍사스산원유)와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WTI 4월 인도분 선물은 전일 대비 6.57달러 하락한 배럴당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6.99달러 하락한 배럴당 99.91달러였다. 이달 초 순 배럴당 140달러를 넘봤던 국제유가가 일제히 하락한 셈이다.

이날 국제유가 하락은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조치를 강화하면서 수요 감소 전망이 우세해진 결과다. 14일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3507명으로 전일 1337명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중국 정부는 선전 등 대도시에 봉쇄조치를 강화했다. 세계의 공장이자 원자재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문을 걸어잠그면서 석유류 소비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석유공사 측은 "이번 봉쇄조치로 중국의 하루 석유수요가 최대 5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차 평화 회담을 개시한 데 따른 전쟁 종료 기대감 역시 국제유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소 명예 선임 연구위원은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변동성이 매우 커진 상태"라며 "양국의 평화회담 진전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 얼마나 공급될 가능할지와 코로나가 재확산된 중국의 영향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더라도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진 최소 2주 가량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업계가 원유를 들여와 석유제품으로 공급하기까지 통상 2~3주 정도 소요된다는 점에서다. 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이 집계한 15일 낮 12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4.51원으로 전일 대비 3.56원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