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in스포츠]히딩크, 삼성 유니폼 입을까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는 거스 히딩크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벌, 삼성전자 (73,500원 0.00%) 로고의 푸른 유니폼으로 알려진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 첼시의 새 사령탑 후보에 거스 히딩크 전 한국 국가대표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터키 국가대표팀 감독인 히딩크가 첼시를 맡으면 맨유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과 EPL에서 사제간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어 국내의 관심도 높다.


11일(현지시간)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출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히딩크와 직접 접촉하며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첼시는 지난 9일 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EPL 36라운드 경기를 가졌지만 맨유에 1-2로 패배, 리그 우승 가능성이 멀어졌다. 이에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의 교체는 기정사실이 됐다.

▲2010년 한국을 찾은 히딩크

히딩크는 첼시와 좋은 인연을 갖고 있다. 2009년 스콜라리 감독이 시즌 중 물러나며 임시감독으로 투입된 히딩크는 그 해 첼시의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2010년까지 러시아 대표팀 감독 계약을 했던 히딩크는 러시아 복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고 결국 안첼로티에게 첼시 지휘봉을 넘겼다.

이를 아쉬워한 첼시 선수단은 기념시계를 히딩크에게 선물할 정도로 '우승감독'을 대우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역시 자신의 고향인 러시아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히딩크를 좋게 평가하고 있다.


히딩크의 뜻은 어떨까.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현재까지는 영국보다 이탈리아에 좀 더 기운 모습이다. 히딩크는 이탈리아 인터밀란의 감독 제의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 삼성+히딩크 효과?= 히딩크의 첼시 입성은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박지성의 맨유에 집중됐던 국내 팬들의 관심을 첼시도 받게 된다. 히딩크는 '희동구'(상암 희씨)란 한국 별명을 얻고 서울시에서 명예시민증까지 받을 정도로 국내 인기가 높다.

이에 첼시 스폰서 기업 삼성전자도 유무형의 수혜를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 첼시와 5년 스폰서 계약을 맺었고 이를 2012~2013 시즌까지로 연장했다.

첼시 입성은 히딩크 본인에게도 의미가 있다. 히딩크는 가망이 없어 보이는 변방국을 단기간에 조련시켜 깜짝 성적을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으나 그 명성은 대부분 한국, 러시아, 터키 등 축구계에선 변방으로 통하는 '이머징마켓'에서 거뒀다. 1998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맡았지만 그가 명성을 얻기 전이다. 첼시 입성은 히딩크를 변방의 '마법사'에서 세계적 '명장' 반열에 올릴 기회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톱 레벨 연봉수준 맞춰줄까= 히딩크의 선택에 남은 변수는 '유로 2012'의 예선 결과다. 히딩크는 다음달 3일 터키팀을 이끌고 벨기에로 가 유로 2012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릴 원정경기를 벌인다. 터키가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 히딩크는 좀 더 자유롭게 거취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급여 조건도 맞아야 한다. 히딩크의 몸값은 세계 톱 수준. 그는 러시아 대표팀을 맡고 있던 2008년 세계 13개국 대표팀 감독 연봉순위에서 200만파운드(당시 36억5000만원)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아브라모비치는 첼시에서 이름을 날렸던 스트라이커 출신 지안프랑코 졸라를 코치진에 영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감독인 졸라를 데려와 히딩크-졸라의 막강 조합으로 다음 시즌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히딩크가 다음 시즌(2011~2012)만 맡고 이듬해엔 졸라를 전면에 내세우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히딩크의 감독 주요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