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우아한 해외여행? 이것 모르면 '낭패'

"로밍, 그거 꽤나 신경 쓰이는데 방법 없을까?"

2012년을 해외에서 맞겠다며 여행 계획에 들 뜬 골드미스 친구는 내게 이렇게 물었다. 회사일에, 집안일에, 육아에 붙들려 찜질방이라도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나와 달리, 로밍 요금 폭탄을 고민하는 '글로벌한' 친구였다.


씀씀이가 제법 큰 친구였지만, 그래도 자기도 모르게 야금야금 새 나가는 돈은 아까웠다보다.

연말연시. 해외여행객들이 엉덩이를 들썩이는 시즌. 면세점 쇼핑 리스트 만큼이나 미리 알아둬야 할 게 있다. 바로 로밍서비스. 일반 휴대폰은 해외에서 전화 수다만 늘어놓지 않는다면 크게 요금 폭탄 걱정이 없지만 스마트폰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행복한 여행이 자칫 '악몽'으로 추억될 수 있다.

◇데이터로밍 차단하거나 정액제 이용으로 알뜰하게

우선 음성통화. 체류 국가에 따라 전화를 걸어 3분만 통화해도 1만원에 육박하는 요금이 나오기 십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출국 전 공항 로밍 센터 등에서 요금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전화 받을 때도 돈을 낸다. 전화 걸 때의 절반 수준이지만 쌓이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전화나 모르는 번호가 걸려온다면 과감히 무시하는 것도 좋다.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가장 신경쓰이는 게 데이터요금이다. 국내에서 본인이 쓰는 데이터 정액제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해외에서 적용되지 않는다. "나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라며 생각없이 쓰다간 그야말로 요금폭탄을 맞는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요즘은 이런 황당 사례들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신경쓸 게 많다.

스마트폰은 이메일, 지도, 회원 간 대화 애플리케이션 등을 실행할 때 데이터통신을 사용하는데 이를 해외에서 이용하면 국내보다 더 비싼 돈을 내야 한다.

해외 데이터로밍 요금은 1패킷당 3.5~4.5원가량으로 4MB 크기의 노래 한 곡을 내려받을 경우 2만9000~3만6000원의 요금이 발생한다. 국내 데이터 이용 요금은 1패킷에 0.025원이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정보가 갱신되는 앱(뉴스, 이메일, SNS 등)은 이용자가 실행하지 않아도 데이터통신이 발생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요금이 청구된다.

이를 막으려면 해외 이용 시 스마트폰 기기 설정에서 데이터로밍을 해제해야 한다.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경우는 '메인메뉴→환경설정→무선 및 네트워크→ 모바일 네트워크→데이터로밍’을 체크안함으로, 아이폰의 경우는 ‘설정→일반→네트워크→데이터로밍’을 체크안함으로 표시하면 해제할 수 있다.

또 기기설정과 함께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무료 데이터로밍 차단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 요금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데이터 쓸 일이 많은 여행객이라면 이통사의 무제한 데이터로밍 등 정액요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다만 통신사별로 이용 국가가 정해져 있어 모든 국가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로밍 계산기 미리 다운받아 두자

로밍 요금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는 앱을 여행 전 미리 다운받아놓는 것도 좋다.

SK텔레콤이 T스토어에서 무료 제공하는 'T로밍요금계산기'는 해외 로밍 시 자동으로 로밍 국가를 설정해 음성, 영상, SMS, 데이터 로밍사용금액을 실시간 계산해 알려준다.

어느 정도의 통화와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혹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부과되는 데이터 요금은 없는지 알 수 있다. 컨설팅 기능을 통해 체류하려는 국가와 예상 사용량을 미리 알아볼 수 있어 자신에게 가장 맞는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가 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국내와 동일하게 상대방의 번호만 입력하면 되는 오토다이얼 기능도 있다.

KT도 이와 비슷한 ‘올레 로밍가이드’ 앱이 있다.

최근 통화기록이나 폰 주소록을 그대로 가져와 ‘+82(국가식별번호)' 버튼을 누를 필요없이 국내 통화하듯 전화 걸 수 있다. 앱을 통해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면 사용요금을 미리 계산할 수 있다. 국가별 로밍요금도 조회된다.

이들 로밍 앱에 접속하는 비용은 무료지만, 앱 다운로드 시에는 데이터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서 국내에서 미리 받아가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