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편파평결 당했다, 美 배심원들이…"

삼성전자 (79,200원 ▼500 -0.63%)와 애플이 진행 중인 특허소송에서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애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평결을 내린 것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특허 전문가인 변리사들은 미국 배심원단의 평결에 대해 '다분히 편파적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동준 수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37)는 배심원단이 관련 사안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결론을 냈다고 평가했다. 정 변리사는 "외신 등 전문가들은 배심원단이 해당 사안을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최소 3~4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며 "그러나 배심원단은 700여개의 특허 세부항목에 대해 22시간만에 모든 결론을 냈다"고 지적했다.


정 변리사는 "이는 배심원의 평결 과정이 편파적이었다는 것"이라며 "'애플은 미국기업'이라는 군중심리나 분위기가 배심원들 평결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영회 성창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55) 역시 같은 문제를 꼬집었다. 고 변리사는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어려운 문제를 비전문가들이 쉽게 결정지었다"며 "애플에 편파적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이 애플 디자인 특허 침해를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변리사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정 변리사는 "한국과 영국, 독일 등 앞서 애플의 디자인 특허와 관련된 판결을 내린 법원은 모두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에 대해 미국 배심원단은 '고의적으로 침해했다'는 등 악의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배심원단이 다른 나라와 완전히 배척되는 결과를 내 놓은 것은 애플이 자국의 기업이라는 것을 배려한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배심원들의 평결은 나왔지만 아직까지 미국 법원의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고 변리사는 "미국 판사가 특허 비전문가인 배심원들의 평결이 아닌 전문가의 입장에서 판결을 내려야 한다"며 "배심원들의 평결을 뒤집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배심원 평결이 판결로 이어질 경우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사법 제도상 항소심은 절차와 법리를 따지는 법률심일 뿐 새로 사실관계를 따지는 사실심은 아니다.

정 변리사는 "미국 1심은 애플에 비해 삼성 측 증거를 많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항소심에서 절차 등에 대해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항소심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지 않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