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北선수단 환영행사에도 안보인 김정은...소문만 '무성'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노동신문) 2014.8.15/뉴스1 © News1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전격적인 방남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잠행은 한달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일 이후 북한 매체에서 자취를 감춘 김정은의 잠행은 7일로 34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4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김 제1비서 체제 실세들이 대거 남측을 방문해 대남 유화 메시지를 펼치며 김정은의 건재함을 간접적으로 과시했지만 그의 공개활동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 매체들이 지난 5일 복귀한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선수단의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크게 보도했으나 김정은은 이 환영행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김정은과 관련된 소문은 조금씩 다른 형태로 꾸준히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잠행 약 2주째부터 이른바 '증권가 찌라시' 형태로 나돌던 김정은과 관련된 소문들의 공통점은 그가 현재 '거동이 불가할 만큼 위중한' 상태라는 것이다.

일부에선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뇌어혈' 등 구체적인 병명까지 언급되기도 한다.

또 공통적으로 북한의 내부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으로 세력간의 파벌 다툼으로 인한 '급변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담겨있기도 하다.

급기야는 4년 전에 사망한 북한의 '혁명 1세대' 원로 중 한명인 조명록이 쿠데타를 주도하고 있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내용이 포함된 소문도 있었다.

정보 당국은 당시 북한 매체에서 김정은의 건강 이상을 확인하는 등 자체 정보와 정황에 비춰 이 같은 소문들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눈여겨 볼 점은 김정은과 관련된 소문의 뉘앙스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권력 3인방이 방남한 지난 4일을 전후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이후 퍼진 소문엔 김정은의 상태가 '심각하진 않지만 호전되지도 않아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북한에 쿠데타 등 소요사태는 없으나 앞으로는 뭔가 일이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이 건강을 회복해 다시 지도자 자리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배치되는 주장이 무차별적으로 담겨있기도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 식의 소문으로 본다"며 "김 제1비서의 건재가 여러 정황으로 확인되자 '찌라시'의 뉘앙스도 언론 보도에 맞춰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은은 이르면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은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북한 고위 인사들 3명이 일시에 평양을 비우는 행보를 보이는 등 북한이 나름의 방식으로 현 상황의 안정을 과시하고 있어 김정은이 완전히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잠행이 오히려 더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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