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강등·파업 우려·실적 암울' 추락하는 현대重 주가

현대중공업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시작된 지난달 23일 오전 출근길에서 권오갑 사장이 직원들에게 담화문을 나눠주며 파업에 반대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지난 2분기 1조1000억원대 영업적자로 어닝쇼크를 안겨줬던 현대중공업 (132,800원 ▲2,400 +1.84%)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 대비 5.53% 하락한 11만9500원에 마감했다. 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 (72,500원 ▲300 +0.42%) 주가 역시 전날 대비 8.9% 하락한 10만7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한때 11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8일 29만1500원이던 주가는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이 같은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지난 8월25일 기록했던 52주 최저가(10만6000원)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특별히 수주물량이 대거 취소되는 등의 악재는 없었다"며 "10월말 내지 11월초로 예정된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 외에는 특이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역시 현대중공업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체인지오더와 육상플랜트 손실충당금에 따라 3분기 영업익 변동폭이 큰 상황"이라며 "육상플랜트는 현재까지 3000억원 안팎의 손실충당금이 반영됐으나,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주가 하락 원인으로 3분기 경영실적보다 잠재적 부실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가량 늘어난 13조2000억원이 예상되나 영업적자가 2677억원 가량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CEO 교체, 노조파업 이슈, 신용등급 강등이 일시에 부각된 3분기는 경영실적보다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플랜트부문의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사우스(3조5400억원), 슈케이크(3조6600억원) 화력발전설비의 잠재 부실 여부가 3분기부터 향후 실적의 주요 변수"라며 "공사별 실행원가율 재산정 가능성이 있으며 완료시점까지의 공정률 차이로 인해 특정시점의 잠재적 손실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당장의 실적보다는 수주가 부진한 데 따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 주력선종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은 지난해 228척이 발주돼 과잉발주 우려를 낳고 있다"며 "현대미포조선은 10월 현재 올해 수주목표의 45% 수준인 16억달러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중이다"고 우려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상반기 수주한 낮은 선가 물량의 비중이 여전히 높고 7척의 미경험 특수선종에 따른 비용상승 및 공정지연 문제가 걸려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선가가 오를 때 수주한 물량은 올해 4분기부터 매출로 인식돼 내년 2분기나 3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