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악조건 뚫은 기술력…9300억 '發電'

한화건설(부회장 김현중·사진)이 맡은 '사우디 마라픽 발전플랜트'는 총 사업비 7억5100만달러 (약 9300억원)규모로 사우디 제다 지역 북쪽 약 300km 홍해연안 얀부 산업단지 내에 2012년까지 총 출력 500메가와트(MW)급 스팀터빈발전기(STG)와 880톤급 보일러 2기 등의 발전 플랜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가로 세로 200미터의 좁은 면적 안에 발전소 2기를 건설해야 하는 난공사였다. 여기에 공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기존 공장에서 예상치 못한 기름 유출을 발견하면서 초기 공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한화건설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오염된 침출수를 정화시키기 위해 현장 외부에 임시 정화시설을 설치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 발주처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또한 이로 인한 공사기간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토목과 배관 공사를 2교대로 24시간 근무, 지연된 공기를 따라잡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화건설은 사우디 마라픽 발전플랜트를 EPC(설계·조달·시공을 포함한 일괄 공사계약) 방식으로 수주했다.

한화건설은 국내 대형 중공업회사와 건설사들 뿐 아니라 해외업체인 '중국 상동(Shangdong)'등과 벌인 경쟁 입찰에서 발주처인 마라픽으로부터 우수한 기술력과 시공능력에 높은 평가를 받아 수주를 따냈다.


한화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규모 해외플랜트 공사수행 능력을 인정받게 됐다. 석유화학 및 화공플랜트 뿐 아니라 발전플랜트 영역에서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화건설은 평가했다.

한화건설은 플랜트 공사 과정에서 철근에 전위가 더 낮은 금속을 연결해 두 금속 사이 전위차로 인해 전류를 흐르도록 해 부식을 방지하는 '음극방식 시공'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시공 후 철근과 금속 사이 미세한 철사 등 이물질이나 실수 등으로 발생한 결함을 방지했고 계획보다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봤다.

특히 촉박한 공사기간에도 무재해를 기록하며 완벽한 공사 수행을 발휘해 발주처로부터 신뢰를 심어준 보이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

↑사우디 마라픽 발전플랜트.

한화건설의 해외실적은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 수주와 매출은 2008년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화건설은 2007년 수주 3000억원 매출 268억에 머물던 해외사업부문을 2009년 수주 1조1200억원, 매출 4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한화건설은 여천 NCC, 한화케미칼 여수·울산 단지 등 국내 플랜트 공사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발전 및 화공 플랜트 분야에 진출했다.

한화건설은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사우디 마덴(Ma’aden) 발전 및 담수 플랜트 공사(2억8900만달러), 사우디 마라픽(MARAFIQ) 발전 플랜트(7억5100만달러), 삼라(Samra) 가스터빈 발전소(2억달러), 사우디 AAC에틸렌 아민 플랜트 공사(1억1000만달러), 알제리 아르쥬 정유 플랜트 공사 수주(2억500만달러)에 이어 쿠웨이트 LPG 충진 플랜트 공사(2억1000만달러) 등을 연달아 수주해 중동시장에서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한화건설은 '2015 글로벌 100대 건설사' 진입을 위해 내년까지 중국, 베트남, 남미 등 지사를 신설해 해외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중기적으로 중동본부, 미주본부 등 권역별 본부체제 구축을 준비 중이다. 또한 한화건설은 조직과 임직원들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여 해외건설 비즈니스를 강화시킬 방침이다.

↑한화건설의 사우디 마라픽 발전플랜트 공사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