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개, '달리는 주식' 사야하나 '바닥권 주식' 사야하나

코스피 시황 /사진=머니투데이DB

한국 증시에 불어닥친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 랠리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강화될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증시 전반에 추가적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다만 옥석 가리기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일본 주가 급등의 '학습 효과'를 지닌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집중적으로 쓸어담은 업종이 계속 랠리를 펼칠지, 아니면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소외 업종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부상할지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한국 증시 향배를 둘러싼 시나리오는 다양해졌다.


밸류업 수혜주 'PBR 1 미만' 기대감…대형주는 이미 웃돌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뉴스1

한국거래소가 산업별 대표 종목을 모아 수치화한 KRX 지수 세부 항목을 보면 KRX 반도체가 23일 3844.25를 나타냈다. 1년간 42.45% 급등한 것으로 상승률 1위다. 이 밖에도 보험(31.4%) 자동차(24.2%) 은행(23.8%)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일본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학습 효과'를 지닌 외국인들이 보험, 자동차, 은행주를 쓸어담은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유틸리티는 48% 하락했고 필수소비재(-18.41%) 미디어와엔터테인먼트(-12.41%)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PBR 1.75배 SK하이닉스-PBR 0.37배 한국전력, 누가 더 상승 잠재력 있나

한국전력 /사진=머니S 김영찬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론 그동안 랠리를 펼친 업종에 매수세가 추가로 유입될지, 아니면 주식시장을 견인할 새로운 주자가 소외됐던 업종에서 나올지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KRX반도체 구성종목으로 PBR이 1.75배인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기존(17만원) 대비 12% 상향조정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로 인한 주가 급등이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이라며 "(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를 높여 목표 주가는 상향했다"고 말했다. 다만 황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주가가 작년 초 대비 120% 상승했기 때문에 언제 팔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투자가도 있다. (반도체 관련) 수요가 예상과 달리 정체된다면 주가도 단기 부침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PBR 0.6·KRX자동차 구성종목), 하나금융지주(PBR 0.47·KRX은행 구성종목)처럼 배당락이 임박하면서 가격 조정이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매수를 검토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하나금융지주가 이번주 배당락에 따른 하락이 일시적으로 나올 수 있다"면서도 "그동안 밸류업 관련주가 없는 투자자라면, 이번 조정 구간에서 관련 종목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봤으면 한다"고 했다.

KRX유틸리티 구성종목으로 PBR 0.37배인 한국전력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0% 높은 3만1000원으로 제시(목표 PBR 0.48)로 제시하며 "목표 PBR은 도쿄전력의 현 PBR"이라며 "주주환원 정책(2024년 공기업 경영평가 편람 확정 이후 가능), 총선 이후 주택용 요금 인상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했다.

업황이 개선된 여건과 현재 PBR을 감안할 때 S-오일(PBR 1.0), GS(PBR 0.37)같은 정유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 업종에 대해 "정제마진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정유업종에 정제마진 상승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과도하게 소외된 구간이며 저PBR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