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국민銀, '하반기를 주목하라'

상반기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내놨던 '리딩뱅크' 국민은행이 하반기 명예회복을 위해 뛸 채비를 갖추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지난 상반기 실적발표 후 '이러다가 1위 자리를 내놓는게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으며 자존심에 타격을 입었다.


이는 상반기 실적만을 놓고볼 때 LG카드를 손안에 넣은 신한지주의 수익창출력이 이미 국민은행을 뛰어넘었고, 3년전 100조 가까이 차이가 났던 외형격차도 10% 내외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른 금융그룹들이 다양한 업종의 금융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며 자본시장통합법 시대에 걸맞는 포트폴리오를 완비한 반면, 국민은행은 아직 증권사조차 갖추지 못해 '시대에 뛰떨어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한번 리딩뱅크는 영원한 1등"이라며 하반기를 기약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인 노력들을 기울인 만큼 하반기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우선 국민은행은 자통법과 4단계 방카쉬랑스 시행에 따라 증권 및 보험부문에서의 상품제조역량 확충을 위해 증권 및 손해보험사 등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방대한 영업망을 갖추고 상품판매 부문에서 경쟁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수성사 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중 가장 임박한 것은 증권사 인수다. 최근 국민은행 관계자는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인수대상과) 현재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며 "이르면 9월 중순경 증권사 인수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하반기부터 공격적 영업에 다시 시동을 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진율 뿐 아니라 리스크 또한 높은 개인신용대출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영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외환은행 인수 및 내부 체제정비에 치중하느라 사실 공격적인 영업이 어려웠다"며 "그러나 이제 건전성 및 여신관리시스템의 개선으로 고수익 고객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4분기 고정이하 여신비율과 BIS자기자본이율이 각각 0.8%와 13%를 기록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했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판단이다.

또 국민은행은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규제강화로 판매에 어려움이 있는 주택담보대출 및 중소기업대출의 비중은 낮추고 방카쉬랑스 및 펀드판매에 역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금리경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확고하다. 국민은행 측은 "사실 얼마든지 금리경쟁 또는 자산늘리기 경쟁을 할 수는 있지만 건전성 및 수익성을 고려해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무리한 성장보다는 고객과 시장을 정밀하게 분석해 적합한 고객과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본 방식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하반기 공격적 영업을 선언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맹추격했던 경쟁은행들이 국민은행과의 더 이상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