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증시 급등, 글로벌 증시 거인으로

로케트처럼 치솟는 증시 그리고 급등하는 루피화, 그 결과는?

답은 간단하다. 인도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연일 급증하며 글로벌 증시의 거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역사가 짧은 인도증시에서 한국의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를 위협하는 거대기업이 속속 탄생하고 있는 것.


해외투자자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피해 인도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인도증시는 연일 사상최고가다. 뭄바이거래소의 센섹스지수는 최근 11일중 10일간 사상최고가 랠리를 폈다. 5일 센섹스지수 종가는 1만7773.36.

9월17일 이후에만 14.6% 올랐으며 올해 상승률은 28.9%, 24개월 상승률은 102%에 달한다.

골드만삭스 인도 본부의 L.브룩스 엔트위슬 대표는 "갑자기 인도는 여러 업종에서 세계 수위권의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들을 거느리게 됐다"며 "이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비전은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회사인 DLF는 지난 7월 23억달러의 기업공개를 실시했다.현재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7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힐튼 호텔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지난 4일 DLF는 다음 이사회에서 해외 기업 인수, 역외 펀드 조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 시총 1위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의 시총은 850억달러(78조원)로 불어났다. D램 가격 하락으로 80조원을 위협받고 있는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2003년 1월 시가총액은 불과 65억달러에 불과했다. 오일과 화학, 제조업을 겸하고 있는 이 회사는 다우케미칼 시총의 2배에 달한다.

통신회사인 바르티 에어텔의 시총은 460억달러로 불어났다. 퀘스트나 이탈리아 텔레콤보다 커졌다.

루피화가 오르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인도기업의 덩치는 해외 경쟁사들에 비해 더 커지는 효과를 낳고 있다.

시총이 커진다는 게 인도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를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인도 기업들은 오직 그 지역 통화로만 거래된다. 해외 기업을 살 만한 통화로 교환되지 않는 것이다.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다해도 대규모 인수에 나설 의사가 있는 거대기업은 많지 않다. 메리어트는 DLF의 인수 위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ICICI은행의 찬다 코하는 "인도 기업들은 처음에는 국내투자에 주력하고 나중에 해외에 관심을 돌릴 것"이라며 "향후 3년간 이들은 5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기업을 인수한다해도 그 대상은 공급과 분배에서 시너지가 날 만한 기업에 국한될 전망이다. 주 고객들이 선진시장에 있어 판매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수십건이 협상중이다.

시총의 증가로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인지도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애널리스트 역시 새롭게 인도기업을 분석 기업 명단에 넣고 있다. 이는 다시 해외투자자들을 유인하는 윤활유가 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이전과 다르다. 1000만달러 주식 매각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5000만, 1억달러라면 차원이 다른 것이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올들어 인도기업들은 주식과 채권을 포함 426억달러를 전세계시장에서 발행했다. 지난해 32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2003년 58억달러에 그쳤다.

중국 기업들이 요즘 '잘 나간다'고 하지만 인도기업은 이를 능가한다. 정부 조차도 버블을 걱정하는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밝다. 에델바이스 증권의 리서치헤드인 쉬리람 아이어는 "인도에서 대기업을 인수하기는 어렵다. 기꺼이 팔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대신 그들은 자체적인 성장을 강하게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