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은행株·지주사 테마 훈풍불까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이 지주사 전환계획을 밝힌 가운데 은행주에도 지주사 테마가 형성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주사 설립기획단을 설립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지난 12일 단행했고 연내에 지주사 전환시기 및 방법을 확정할 예정이다. 같은날 SC제일은행도 신임 행장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증권ㆍ보험사 인수 의지를 재확인하며 지주사 전환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도 지주사 전환 후보군이다.


이에 따라 SK, CJ, 두산 등 주요 그룹의 지주사나 준지주사가 상반기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해 지수 상승의 한 축이 됐던 것처럼 은행주의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하지만 12일 국민은행 (0원 %)이 4.13% 떨어진 것을 비롯해 기업은행이 2.08% 하락해 지주사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까지 관심권안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대기업의 지주사는 계열사간 주식 맞교환과 대주주의 지분 확대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될 수 있는 반면 은행들은 현재도 주식분산이 잘 돼 있는 상황이어서 대기업과는 다르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은행들의 지주사 전환이 증권사, 보험사 인수나 설립 등 외연 확대에 목적이 있는데도 이들 업종에 대한 진출 계획이 불분명한 것도 이들 은행 지주사의 불확실한 미래와 연관돼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연내에 증권사 설립계획을 밝힐 경우 증권사간 인수합병(M&A)과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다소 유동적인 상황인 것도 문제다. 대신증권은 "기업은행 (14,240원 ▲150 +1.06%)과 국민은행 등이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는 대신에 신규설립을 통해 증권업에 진출하기로 확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공식적인 의사표시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지주사로 전환해 진출영역을 넓히더라도 절대적으로 은행 수익에 의존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수익 기반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지주사 순익에서 절대적인 규모를 점한다. 신한지주의 경우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1조 6592억원인데 비해 비은행 자회사들의 총 당기순이익은 5124억원으로 은행 순익의 1/3수준에 그치는 것이 좋은 예다.

증권 전문가들은 국민은행 등 은행주의 주가 상승은 내수와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대출 증가세 전환과 비은행 부문 확대계획의 구체적 실행계획 등이 관건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은행주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있지만 지방 미분양 확대와 신용위험 등으로 마진이 떨어지는 등 영업환경이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국민은행이 비은행 부문이 취약한 상황에서 지주사로 전환하면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증권업 진출도 기존회사 인수보다 신규설립으로 갈 경우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