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BBK' 계좌추적·문서진위 파악 주력

BBK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경준씨가 제출한 서류의 진위여부를 분석하는 동시에 관련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주임검사 최재경)은 20일 김씨가 횡령한 돈의 흐름과 BBK에 투자된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날 김씨를 5번째로 불러 조사 중이며, BBK나 옵셔널벤처스코리아 등에서 근무했던 직원들과 투자사 관계자들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종전 관련 수사에서 계좌추적 부분은 미흡했거나 덜 이뤄진 부분이 많이 있다"며 "미흡한 부분은 계속 보완해서 계좌추적을 실시하고 있고, 최대한 철저히 자금 흐름을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김씨의 진술내용을 바탕으로 BBK가 운영했던 MAF 펀드의 자금흐름을 중심으로 다스와 LKe 뱅크의 계좌를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MAF 펀드나 횡령 자금이 해외로 송금되는 경우와 같이 국제적 거래는 현실적으로 계좌추적을 할 수 없다"며 "일부 자금거래에 대해서도 전표가 폐기돼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해외 금융기관에도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대검찰청 문서감정실과 국립과학수사 연구소 등을 통해 김씨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의 '이면계약서'라고 주장하고 있는 서류들의 진위 여부를 분석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김이 김씨의 변호인 측에 보낸 서류와 관련해서는 "아직 검찰에 제출되지 않았지만 제출되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원본이 아닌 사본들이 많아 문서의 진위여부를 파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검찰은 이 후보의 최 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와 이 후보 비서 출신의 이진영씨를 다시 불러 김경준씨와 엇갈린 진술을 한 부분에 대해 대질조사를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검찰 관계자는 '대선후보 등록기간 전에 수사 발표를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김씨를 구속한지 이틀밖에 안됐다. 이 상황에서 언제 수사발표를 할지를 말하는 것은 이르다"라고 잘라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