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 당선인? 헷갈리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대통령 '당선인'이 맞는 표현이야? 아니면 대통령 '당선자'가 옳은 거야?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한달이 다 돼가지만 당선인(자) 표현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선거 직후 구성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은 "앞으로 기사 작성시 이명박 '당선인'으로 써 달라"고 언론에 공식 요청했다.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그동안 관습적으로 써온 '당선자'이 아니라 '당선인'이 맞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당선자'가 입에 붙은 표현이긴 하지만 인수위측의 당부에 따라 각 언론의 기사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으로 정리가 됐다.

한데 헌법재판소측이 '당선자'가 옳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재연됐다. 김복기 헌법재판소 공보관은 10일 "헌법을 기준으로 하면 '당선자'가 옳다. 헌재 결정과 관련한 기사에서는 대통령 '당선인'보다는 헌법이 규정한 표현인 '당선자'를 써 달라"고 요청했다.

왜 이런 혼선이 계속되는 것일까? 헌법과 법률에서의 표현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헌법에서는 '당선자'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헌법 제67조는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해 선출(제1항)하며, 제1항의 선거에 있어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국회의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공개회의에서 다수표를 얻은 자를 '당선자'로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제68조에서도 '당선자' 또는 '대통령 당선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법률에서는 '당선인'을 사용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제2조에는 "대통령 '당선인'은 헌법 제67조 및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187조의 규정에 의해 '당선인'으로 결정된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여하는 증명서에도 대통령 '당선인증'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와관련, 인수위원회는 11일 "'당선인'으로 써 달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어제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적 용어로 본다면 '당선자'가 맞다고 밝힌 것과 관련,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친 결과 '당선인' 표현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에 규정된 '당선자'라는 개념은 '대통령선거에서 다수득표를 한 사람을 의미한다'는게 인수위 안팎 법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헌법을 제외한)대다수 법률에는 '당선인'으로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앞으로 법률개정을 통해 혼란이 없도록 용어를 일치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