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의 달인 "에너지절약, 가전제품 줄여라"

"계량기 고장 난 것 아니에요?"
지난해 연말 '에너지 짠순이' 김지영(34) 씨 집에 아파트 경비원이 방문했다. 10월 난방요금 50원, 11월 난방요금 1349원…. 방 3개짜리 넓다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전체 관리비는 불과 몇 만원 수준이었다.

"난방을 안 하는 것에 익숙해서인지 오히려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 가면 더워서 못 견디는 편이에요. 임산부(3월 출산 예정)가 감기 걸리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내복을 입으면서 전보다 더 건강해져서 감기도 잘 안 걸려요."

김씨는 요즘 절약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자랑이다. 우연히 에너지 관련 책 등을 보다가 무작정 실천해보기로 작정한 것이 이젠 아예 '생활의 기쁨'이 됐다. 내친 김에 2년 전부터 에너지시민연대의 '에너지절약100만가구'에 참여, '절약 전도사'로도 활약했다.


그는 가정에서 에너지 실천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가전 제품을 구입할 때 꼭 필요한 물건인가를 따져보라"고 했다.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사용 규모를 줄이라는 지적이다.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MP3까지 세어보니 모두 13가지였어요. 과거 70년대를 돌이켜보면 몇 가지 없던 제품군이 지금은 너무 많이 늘어났잖아요. 냉장고도 일반 냉장고에 김치 냉장고, 와인 냉장고 식으로 분화되고 청소기도 일반 청소기에 스팀 청소기까지 늘었죠. 이런 것들이 꼭 필요한 것인가 먼저 따져보세요."

필요없는 에너지 낭비를 없애는 것은 기본이다. 절전 스위치를 활용해 전력 낭비를 막고 가급적 형광등을 켜는 대신 자연 채광을 한다. 전기 청소기도 1주일에 한 번만 사용하고 평소에는 대걸레로 닦는다. 또 전기밥솥 대신 압력밥솥으로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김씨는 에너지 절약을 보다 '큰 시각'에서 바라볼 것도 주문했다.

"에너지하면 보통 전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의식주가 다 연결되는 문제예요. 예컨대 마트에 가서 오렌지를 고를까 귤을 살까 고민한다면 에너지 차원에서의 정답은 귤입니다. 가까운 곳에서 온 먹거리가 에너지를 절약한 것이고 건강한 먹거리이기 때문이죠. 멀리서 온 경우 석유가격이 치솟으면 (수송비 등으로) 값이 올라갈 수 밖에 없기도 하고요."

그는 이처럼 에너지 절약 운동으로 "돈도 아끼고 건강도 좋아졌다"며 "아이가 태어나면 반드시 에너지 운동에 동참시킬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먼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면 부모들은 따라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에너지 절약도 어릴 때부터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