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EO "4단계 방카쉬랑스 철회해야"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과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 등 주요 보험사 CEO들은 23일 4단계 방카쉬랑스 시행 계획을 즉각 철회해줄 것을 국회와 관계당국에 요청했다.

보험사 CEO들은 이날 오전 11시 손해보험협회 연수실에서 생·손보협회장, 보험개발원장, 대리점 및 설계사 대표들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생명·손해보험사 사장단은 "그간의 방카쉬랑스 시행과정을 보면 소비자에게 돌아갈 혜택이 은행에 이전되면서 소비자들은 보험료 인하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한 반면 은행은 강압판매와 불완전 판매로 소비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4단계 방카쉬랑스가 시행될 경우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 중 하나는 30만명이 넘는 보험설계사와 대리점 등 보험영업종사자의 대량실업 문제"라며 "보험설계사의 대량실업은 신정부의 핵심추진 정책인 일자리 창출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인만큼 4단계 방카쉬랑스 시행 계획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보험사 CEO들은 이와 같은 의견을 대통령 인수위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방카쉬랑스 4단계 철회' 법안이 민생현안 최우선 선결과제로 채택돼 국회에서 약속한 대로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반드시 통과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참석한 보험대리점 관계자와 설계사는 호소문을 통해 영업현장 일선에서 직접 체험하고 있는 방카쉬랑스 제도의 폐해와 은행의 우월적 지위 남용 문제점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은행이 30만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의 실직 위기를 고비용·저효율 판매조직의 단순한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고 국회의 4단계 방카쉬랑스 중단 선언을 인기 영합을 위한 정치논리로 매도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호도하는 처사"라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한편 이날 합동기자회견에는 남궁훈 생명보험협회장과 이상용 손해보험협회장, 생·손보사 CEO들과 정채웅 보험개발원장, 대리점 및 설계사 대표, 생·손보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해 보험업계의 4단계 방카쉬랑스 철회를 한목소리로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