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靑에 정부조직법 상세히 설명하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와 관련 "청와대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배경과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또 전날 정부조직법에 대한 노 대통령의 긴급 기자회견 직전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인 유인태 국회 행정자치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법안의 원안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신당과 국회의 적극적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29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당선인께서는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요약보고를 받으시고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으셨지만 임태희 비서실장으로 하여금 '청와대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정부조직법 배경과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해 드리라'는 지시를 하셨다"고 말하고 유 위원장과 통화한 사실도 덧붙여 전했다.

주 대변인은 "어제 (문 실장께) 설명을 바로 한 것은 아니다. 그 쪽과 협의해서 시간을 잡아야 한다"며 "빠른 시일내에 설명을 드리라는 지시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입장에 대해 주 대변인은 "정부 조직에 관해서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보는 시각마다 다르다"면서도 "그간 정부출범시 관행을 볼 때 비록 견해가 조금 다르더라도 흔쾌히 동의해 주는 아름다운 관행이 있었던 것 같다"며 우회 비판했다.


정부조직법 통과 전망에 대해서는 "저희들로서는 원안 통과를 바라지만 국회 구성이 한나라당만으로 돼 있는 것은 아니므로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신당이나 다른 당과 긴밀한 대화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시 새 정부가 각료없이 출범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주 대변인은 "여러 헌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은 지극히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올 확률은 낮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각료 인선 시점과 관련해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통과 여부에 따라서 조금의 변동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주 대변인은 전날 지명된 한승수 첫 국무총리 후보자가 '구시대 인물'이라는 지적에 대해 "한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과 유엔 총회 의장을 하신 분"이라며 "구시대 인물이라는 지적은 다른 말로 다양한 경험을 가진 경륜 있는 전문가라는 표현에 다름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인이 한 총리 지명 사실을 직접 발표한 데 대해서는 "당선인께서 직접 생각하신 것이다. 굳이 미국식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볼 수 있다"며 "총리같은 중요한 분을 비서실장이 발표하는 것은 총리되실 분이나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신 것 같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