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끌이'기관-외인, 선호종목 '제각각'

기관과 외국인이 업종 대표주를 놓고 상반된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도주 전환을 놓고 다른 의견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기관과 외인의 선호종목이 어떻게 변할 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매도 공세를 잠시 접고 매수에 나서며 투자패턴을 이어갈 지, 변화를 줄 지 관심사다.


외국인은 최근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와 포스코 (375,000원 ▼500 -0.13%)를 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5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2440억원, 포스코를 630억 가량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공세를 펴는 중에도 삼성전자와 포스코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 외국인은 그러나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주식을 8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기관은 현대중공업을 220억원 가량 순매수한 반면 삼성전자와 포스코를 각각 80억원, 35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개인들은 주도주가 조선·철강주에서 정보기술(IT)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최근 분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기간 동안 STX팬오션 STX조선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조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4일에도 같은 투자 패턴을 이어갔다.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전 주말 대비 2만6000원(4.44%) 오른 61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외인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따라 2만1500원(6.61%) 오른 34만70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주도주 교체를 둘러싸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한화증권은 주도주 교체가 시작됐다며 금융과 IT가 차기 주도주라고 낙점했다. 소재와 산업재가 대세상승을 주도한 뒤 상승 에너지가 소진됐기 때문에 낙폭이 크다고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이 같은 의견에 기울고 있고 삼성전자 순매수, 현대중공업 순매도라는 투자패턴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센터장도 증시에서 자동차·IT를 중심으로 한 주도주 교체가 완성되고 있다며 조선·기계업종 등 중국 관련주들의 쇠퇴를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중국 관련주 특히 조선주가 여전히 주도주로서 위상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찮다. 미국 및 유럽의 실물경제 불안 등으로 자동차·IT 등 경기관련 종목들이 주도주로 부상하기 어려운 여건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비록 중장기 주도주로의 재부상을 예상할 수 있지만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기대라는 해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와 관련 "조선주의 하락세가 컸던 이유는 향후 수주가 줄면서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였지만 실제 실적은 나쁘지 않다"며 "오히려 단기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 폭도 클 수 있다"고 긍정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