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자, 외인 한전 매도물량 다 받아내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가치투자의 대명사인 신영투신과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씨티글로벌증권을 통해 출회된 한국전력 (20,100원 ▼1,850 -8.43%) 물량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장직후부터 9시20분까지 씨티증권을 통해 나온 한국전력 180여만주를 신영투신과 한국밸류자산에서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2만9750원~3만500원대에서 60여만주를 집중 매수했다.

11시 현재 신영증권창구를 통해 41만여주, 한국증권을 통해 23만여주가 매수 체결됐다.

신영투신 한 관계자는 "개장직후 씨티은행을 통해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이 나오면서 가격이 5%가량 하락한 것을 보고 저가매수했다"며 "최근 현금비중을 늘렸기 때문에 한국전력을 저가에 대량 매수 할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인상 억제정책 때문에 당분간 전력요금을 인상하기는 힘들다"며 "이같은 악재는 이미 현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이 신규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는 무한정 전력요금을 동결할 수도 없고 현재의 자산가치에 비해 19조원대의 시가총액은 너무 싸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판단아래 씨티증권을 통한 외인물량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정확한 매수수량을 밝기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하면서도 " HTS에 나온 것처럼 3만500원 이하에서 대량 매수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한국증권 창구로 집계된 수량보다는 적게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한국전력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수급에 의한 일시적 급락'을 좋은 매수기회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전력도 민영화라는 대세를 거스르기 힘들고 나아가 경영의 효율성 추구는 불가피한 대세이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20조원의 시가총액이 40조원의 순자산가치를 반영하는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입장에서 전력요금 동결이라는 단기 악재보다는 민영화와 효율화라는 큰 그림을 봐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