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 찬반투표 발표 지연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민주노총이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벌인 총파업 투표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무난히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저조한 투표율과 찬성률을 보여 총파업 동력을 키우기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6일 노동부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 찬반 투표에 참가한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은 모두 297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결과가 공개된 곳은 87곳으로 전체 조합원 7만7729명 중 6만2760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만4105표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찬성률은 56.7%. 87곳 가운데는 찬성률이 50% 미만으로 총파업이 부결된 사업장도 16곳이나 됐다.

노동부는 민주노총이 '4번타자'로 내세우고 있는 금속노조 산하 완성차 4사도 이번 찬반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 기아차(59.2%), GM대우(52.1%)는 가결됐고, 쌍용차(43.5%)는 부결됐다. 현대차는 여러 이유를 들어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쌍용차의 경우, 쌍용차 노조는 찬성 54.7% 가결됐다고 발표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동부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성률을 집계했고, 노조측은 투표자를 대상으로 찬성률을 집계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동부가 개표에 혼선을 주기 위해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혼선은 민주노총이 당초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시점이 연기되면서 초래됐다. 민주노총은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동안 진행된 투표 결과를 처음에는 15일, 이후에는 16일에 발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발표가 지연되면서 총파업 투표에 대한 중간 집계 결과가 민주노총이 아닌 노동부를 통해 공개되면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문숙 대변인은 "16일 오전부터 개표를 시작해 조금 늦어지는 것일뿐"이라며 "투표에 참여한 사업장이 많아 개표가 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투표 결과와 파업 시기·방법을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다는 방침이다. 다만 16일 오후 4시로 예정된 투쟁본부회의는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