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월마트 점포매각' 법정분쟁 승소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신세계 (154,900원 ▼1,300 -0.83%)가 월마트 인수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벌인 법정분쟁에서 승소했다.

공정위의 상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남아있지만, 신세계 입장에서는 일단 '점포 매각 명령'이라는 큰 짐을 덜게 됐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조병현 부장판사)는 3일 신세계 (154,900원 ▼1,300 -0.83%)가 "점포매각 명령 등 시정명령을 취소해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구 시지·경산 지점을 제외한 지역은 신규출점이 예정돼 있어 경쟁제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이마트가 월마트를 합병해 시장 점유율은 높아지지만 동일한 상권에 다른 점포들의 출점이 예정돼 있어 이마트의 시장 점유율이 경쟁을 제한할 정도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공정위는 신규 진입 지점의 예상매출액을 산정해도 경쟁제한성을 추정하는데 변함이 없으며 지자체에서 지역 상권을 고려해 대형 할인점이 새로 들어서는 것을 사실상 막고 있어 신규 출점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어 "대구 시지·경산 지점의 경우 매출액 기준 상위 3개사를 제외한 업체에게 매각하도록 한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공정위는 점포 매각을 명령하면서 매출액 상위 3사에 매각하지 말 것과 매각 대상 지점을 할인점 원래 용도로 운영하려는 제3자에게 매각해 경쟁 상태를 회복하게 한다는 입장이었다.

신세계는 2006년 월마트를 인수하자, 공정위는 "경쟁제한성 해당요건을 충족하고 가격인상이나 공동행위 가능성도 있다"며 월마트 인천·부천, 안양·군포·의왕·과천, 대구 시지·경산, 포항 등 4개 지역의 점포 4~5개를 매각하라고 그해 12월 시정명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