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대주단 신청 저조…'해석 분분'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정부와 은행이 24일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1차 대주단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모두 24개 건설사가 협약 가입을 신청했다.

이는 당초 50~70곳이 가입할 것이란 정부와 은행의 예상에 비해 저조한 실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대주건설 등 자금난을 겪는 업체를 중심으로 우선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사들의 후속 가입에 차질이 예상된다. 미가입 기업 상당수는 이들과 같은 레벨로 시장에서 평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어서다.

은행권은 그러나 1차에서 가입을 하지 않은 채 협의만 한 기업들이 30여개 넘는다며 추가 신청이 늘어날 것으로로 기대했다.

가입을 보류한 기업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면서도 '득보다 실이 많다'는 데에는 공통적인 목소리를 냈다.

강민석 메리츠증권 수석연구원은 "아직 버틸만한 건설업체들은 대주단에 가입할 경우 신인도 저하 등 외적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하는 심리적 장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괜찮은 업체들은 위험한 업체와 함께 묶이기를 싫어해 가입을 꺼렸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주단 가입 혜택이 불분명한 것도 저조한 이유로 지목됐다. 이상호 GS건설 경제연구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잘 갖춘 대기업들은 가입해야할 절박함이 없다"면서 "정부에서 대주단 가입의 혜택이 뭔지, 신용등급이 괜찮은 회사에 줄 수 있는 게 뭔지 명확히 하지 않고선 대형건설사의 가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들은 저조한 참여율의 책임을 주택협회에 돌리기도 했다. D건설사의 PF담당자는 "주택협회가 정부를 대신해 가입을 독려하겠다며 총대를 멘 것이 건설사들의 반발을 샀다"고 분석했다. 주택협회는 지난 21일 협회 소속 회원사에 청와대 지시로 1차 시한인 24일까지 대주단에 가입하라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업계를 일대 혼란에 빠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