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株' 동반하락, 악재 있나?

삼성전자가 2.4% 떨어지고 호텔신라 (44,900원 0.00%), 제일모직 등이 두자릿수 하락율을 보이는 등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떨어지면서 하락원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4일 오후 2시20분 현재 삼성전자가 2.49% 하락하는 것을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이 10.3% 떨어지고 있다. 또 제일모직이 10.54%, 삼성물산이 7.16% 떨어지고 있다.


삼성그룹주 하락에 따른 지수 충격은 -7.5포인트 안팎으로 이날 하락분의 절반 이상은 삼성그룹주 하락에 따른 것이다. 외형상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도 물량이 나오는 가운데 뚜렷한 매수 주체는 사라지며 수급 공백이 생긴 것.

이에 따라 삼성그룹주 펀드의 전략 변화에 따른 매물, 그룹사 실적 악화에 대한 선제적 반영, 삼성전자 등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평가 등이 복합적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주 펀드 운용으로 알려진 한국운용은 일단 운용전략 변화가 없고 일상적인 거래 외에 매도물량을 확대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삼성그룹주 펀드의 일별 현금흐름(자료: 제로인)을 봐도 뚜렷한 환매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19개 펀드)는 지난달 24일 이후 68억원이 유입되며 순유출은 없었다. 또 지난 3일에도 2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운용업계에서는 삼성그룹주 펀드가 연간 수익률 상위권을 대거 점하면서 수익률 관리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일부 내놓기도 한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설정후 6개월, 설정액 100억원 이상) 중 최근 1년 수익률 상위 10위권내 펀드중 배당주 펀드 한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삼성그룹주 펀드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대체할 만한 회사 주식이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반론도 있다.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평가도 계열사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인 CLSA증권은 삼성그룹 대표주로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내년도 영업이익이 8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분기에 급감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 하이닉스나 현대모비스 등을 정리하는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등 외국계 투자자 등의 동향을 볼때 삼성 계열사 주식들에 대한 선제적 매도 물량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전날 1854억 순매도에 이어 오늘도 기관이 27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기관의 매도세 강화로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코스피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계열사는 대표적인 기관 선호주였기 때문에 이들이 선제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외국인의 매도물량은 잦아들었지만 기관 매도물량과 프로그램 매물 등이 나오면서 개인들이 이를 받아내지 못 하고 있다"며수급 공백을 하락 원인으로 꼽았다.